이 논문은 극작가 오태석이 극단 목화와 함께 상연을 통해 생성한 〈부자유친〉 드라마 판본을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이다. 본 논문에서는 오태석과 극단 목화 상연과정에서 생성된 〈부자유친〉 4가지 판본을 근거로 극작과 리허설, 상연 과정이 드라마를 재구성, 재창조하는 과정을 기술하였다. 먼저 이 논문에서 소개하는 드라마 판본들은 1987년 초연을 기준으로 상연 이전 판본과 초연 이후 상연된 판본으로 구분해 보았다. 이 구분을 기준으로 한 것은 초연의 경우 출판된 희곡선집 형식이나 공연대본 선집 형태로 다수의 연구와 동어반복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초연 이후에 극작가 오태석과 극단 목화가 무대연출과정에서 상연마다 다르게 수용한 연행성의 차이를 분명히 기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부자유친〉이 지속적인 상연을 거치며, 극단 목화와 오태석의 무대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무대 연행성을 수행하면서 생성된 드라마 텍스트로 이해하였다. 본 논문에서 기술한 각 판본들은 〈부자유친〉의 모티브인 임오화변 역사와 《한중록》 내간체의 궁중 언어가 혜경궁 홍씨 서술로 조직된 드라마에서 시작한다. 〈부자유친〉 판본들은 헤경궁 홍씨가 임오화변 그 날을 회고하는 한중록의 한 대목을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배치하여 부자관계를 알레고리화하는 극중극 구조로 구성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혜경궁 홍씨는 극작가가 처음으로 발표한 희곡 〈가효당〉 이후 판본마다 무대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존재할 뿐 극적 행위가 축소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무엇보다 〈부자유친〉 판본의 차이를 가장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사도세자의 몸을 빌려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강렬한 연희로 상연마다 다르게 구성한 연행성을 좌우한 점이다. 〈부자유친〉 드라마에서 한중록에 기록된 역사는 혜경궁 홍씨와 등장인물들이 무대에서 할 말(대사)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극적 연희를 수행하는 무대연출 형식은 사도세자가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드라마 텍스트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궁중 나인과 빙애와 옷입기, 통명전 앞에서 제사지내던 장면 재연하기, 조신들과 만가를 부르거나 화투치기 등 다양한 무대 연희를 상징하는 기표들이 사도세자 연행레파토리 혹은 사도세자와 연행을 수행하는 지시문으로 존재한다. 〈부자유친〉에서 사도세자가 재현하는 다양한 연희들은 언술텍스트와 결합한 지시문이나 삽입무가와 같은 독립적인 부가텍스트 형식들이 꼴라쥬되었다. 이처럼 이 드라마텍스트의 연극성은 사도세자가 제의적 연희를 수행하는 행위를 중심으로 무대화가 강조된다. 따라서 판본의 차이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당굿, 옥추경 낭독, 해원굿 등 극적 중심인물인 사도세자가 수행하는 상징적인 장면연출과 연희적인 극중극 장치의 차이에 의해서다.
이상의 개요는 〈부자유친〉 드라마가 완결형이 아닌, 연행성의 구체적 변화에 따라 재구성되는 텍스트임을 기술하는 근거를 먼저 확인한 내용이다. 그리고 이 논문은 각 판본의 연행성이 어떻게 다른가를 소개하는 것으로 분석연구 이전에 선결해야 할 과제를 먼저 서술하였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