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집단 발병 사태는 싱가포르의 말끔한 도시경관 뒤로 가려져 있던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거주환경,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까지 적용된 싱가포르 사회의 위계적 사회질서의 부조리를 여실히 드러내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사태를 지역사회 감염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감염으로 규정하여,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성은 전혀 다른 두 종류의 대응 전략을 전개하였다. 하나는 지역사회 대응이라 할 수 있는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를 대상으로 한 ‘봉쇄(lockdown)’ 전략이다. 대상에 따라 서로 달리 적용된 이원적 방역 전략이 갖는 함의를 고찰함으로써 이 글은 팬데믹 시대를 맞아 한층 중요한 사회 쟁점으로 부상한, 그리고 지역적 또는 지구적 차원에서의 협력과 조정을 긴급한 과제로 호출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되는 발판을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