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즉 아세안(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의 보건협력에 주목한다. 이 글의 목적은 1967년에 아세안이 창설된 이후 회원국들이 보건 이슈에 어떻게 대응해왔으며 국가 간 협력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어 왔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 수준에서의 협력이 코로나19의 대응 과정에서 어떠한 성과와 한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과제가 무엇인가를 검토해보고자 한다. 아세안의 보건협력이 제도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이며, 사스(SARS) 사태 이후 지속적인 감염병의 위기를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아세안 지도자들은 국가 간 연대와 지역협력을 통한 집단적인 대응을 보다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 실질적 대응의 양상은 국경 폐쇄, 민족주의, 그리고 개별국가의 보건 역량에 따른 진단과 방역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