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본격화된 역사전쟁의 배경과 전개과정, 그리고 결과가 자리한 곳에는 언제나 정치투쟁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30여 년간의 역사전쟁은 정치적 주류 자리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세력 간의 치열한 정치투쟁 권력투쟁의 궤적과 함께했다. 그러므로 역사전쟁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곧 민주화 이후 30여 년 만에 이뤄진 보수에서 진보로의 주류 교체의 과정에서 역사, 즉 역사 정치담론이 수행한 정치적 역할을 살피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발한 역사전쟁에서 ‘진보의 전사’로 싸웠던 역사학이라는 학문이 ‘지금 여기’에서 성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짚어보는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그동안 역사전쟁에 대한 축적된 연구 성과들을 기반으로 1987년 민주화 전후부터 오늘날까지 치열한 정쟁 속에 보수에서 진보로의 정치적 주류의 교체가 이뤄지는 과정과 역사전쟁이 얽혀 있음에 주목해 그 전개 과정을 다섯 국면으로 나누어 재해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