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초기에 촬영된 수원 화성의 팔달문 사진을 살펴보면 현판의 알판 바탕은 흰색, 글씨는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69년의 팔달문 수리 시 단청 공사가 이루어졌는데, 이때 현판도 함께 개채되었고, 알판의 바탕이 검은색으로, 글자는 흰색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2013년에 준공된 팔달문 수리 시에도 1969년의 현판 단청 형식을 대체적으로 유지하여 개채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본 연구는 1960년대 이후 개채로 인해 변형된 팔달문 현판의 정조연간 단청 모습을 복원적으로 고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조연간 팔달문 현판의 단청을 고증하기 위해, 먼저 화성성역의궤 및 한글 정리의궤를 통해 팔달문 창건과 더불어 현판 제작과 관련해, 참여 장인 및 사용 단청 안료 등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팔달문의 주요 개보수 이력을 개괄해 보고, 과거의 사진 자료 등을 통해 팔달문 현판의 개채 단청 모습과 현황을 밝혔다. 다음으로 현판에 남아있는 정조연간 단청 열화 흔적을 조사·분석해, 정조연간 현판에 적용된 단청 문양을 고증하였다. 또한 현판에 적용된 색상 고증을 위해, 정조연간을 포함해 그 전후 시기(18세기)에 관영으로 제작된 현판 중 팔달문 현판의 단청 의장과 유사한 사례를 조사·분석하여, 색상 및 문양별 배색 특징을 파악하였다. 마지막으로 현판에 잔존하고 있는 정조연간의 다양한 단청 도막 열화 흔적에서 안료 종류에 따른 경년 열화의 특징을 분석하고, 상술한 항목의 조사 분석 내용을 종합해, 화성성역의궤 상 현판 단청에 사용한 안료의 종류를 토대로 정조연간의 팔달문 현판 단청에 적용된 색상을 고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1960년대 이후 개채되어 그 면모를 알 수 없었던 정조연간 팔달문 현판의 의장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18세기 육화문 현판 의장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