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테레사 학경 차의 1982년 작품인 『딕테』 중, 「에라토: 연애시」 장에서 노골적인 민족적 소재 사용 없이 이루어지는 실험적 표현양식이 어떻게 테레사 학경 차의 디아스포라로서의 의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는가를 살펴본다. 「에라토: 연애시」 장은 민족적, 인종적 소재 사용이 거의 없다시피 한 부분이며, 이로 인해 「에라토: 연애시」 장을 비롯한 『딕테』의 후반부는 아시아계 미국문학계에서 비평적 관심도가 현저하게 낮았고, 지속적으로 소외되어 왔다. 이러한 경향들은 “아시아계 미국문학에 대한 환원주의적 해석양상”, "사회학적/자전주의적 환원주의"라고 비판받아 왔는데, 『딕테』를 중심으로 행해진 비평의 지형 또한 이러한 양상들로부터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양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인종적이나 민족적인 소재가 거의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딕테』의 「에라토: 연애시」 장으로, 『딕테』에서 한국과 한인 디아스포라에 관한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요소들을 둘러싼 요소들을 조명했던 많은 연구자들은 「에라토: 연애시」 장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이는 남북한의 분단을 표시하고 있는 지도로 시작하며 자전적 서사가 두드러지는 「멜포메네: 비극」 장이 받았던 관심과는 매우 대조되는 것으로, 인종 혹은 민족과 관련된 소재를 부각하는 것에 의존하는 환원주의적 해석양상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과는 반대로, 본고에서는 민족적, 인종적 색채가 짙은 소재가 거의 없다시피 한 「에라토: 연애시 장」 부분이야말로 테레사 학경 차의 디아스포라로서의 의식이 더욱 강렬하게 전달되는 부분이며, 이는 『딕테』 전반에 걸쳐져 시도되는 실험적 구성과 불가분 관계라고 여긴다. 본고는 아시아계 미국문학을 비롯한 많은 소수자 문학을 두고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이러한 환원주의적 해석양상을 탈피하여, 『딕테』 중에서 민족적이고 인종적인 소재가 부재하다고 여겨지는 「에라토: 연애시」 장 분석을 시도하며, 어떤 방식으로 테레사 학경 차의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디아스포라적 위치가 「에라토: 연애시」 장의 형식미와 미학적 구성을 통해 새겨져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