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50년대 악극의 실제 형태와 흐름을 황문평의 악보를 통해 확인하였다. 황문평은 1950년대 중반에 다양한 극단, 작가들과 협업한 작곡가이다. 음악은 작곡 당시까지 작곡가가 획득한 음악기법의 수준과 함께 동시대의 사건, 상황에 대한 관심 여부를 반영한다. 1940년대 악극에서 노래는 ‘애상’과 ‘명랑’의 정서 중 하나를 구현했다. 1950년대 작품들은 이전 시기의 두 정서를 동시에 활용하였다. 전반부는 발랄하게, 후반부는 비장감을 더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1950년대 작품은 곡이 많아졌고, 노래 길이가 늘어났으며, 아리아와 가요풍의 가창방식도 활용되었다. 노래는 감정을 전달하고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당시 악극은 멜로디를 표현하기 위해 건반 악기 외에 플륫, 첼로, 드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황문평의 악극에서는 일본, 미국의 대중음악 방식과 클래식을 접목한 시도들이 나타난다. 1950년대 최대로 늘어난 악극단은 타 매체와 극장 점유를 경쟁해야 했다. 생존을 위해 다른 악극단과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관객이 선호하는 방식을 바로 포함시켰다. 겹치기 출연, 유사 레퍼토리, 자기 복제 곡으로 구성된 작품도 늘어났다. 악극은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지만 전후 급격한 사회변동 속에서 형성된 자유의 과잉, 개인주의적 성향, 약화된 공동체 의식, 미국 문화 동경과 같은 대중들의 이중 심리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했다. 밀려난 악극은 단편적인 방식으로만 재현되면서 점차 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