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이전인 10화까지의 서사는 현실에서 외면당하거나 배제되는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를 조명하며 현실에서 잉여나 에러로 인식되는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을 인정하고 애틋하게 수용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반전 이후인 11화와 12화에서 혜자와 대상의 갈등과 화해, 삶에 대한 혜자의 수용이라는 서사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실에 대한 무력함으로 인해 상처로 남은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변형시켰던 혜자는 살아온 순간들을 기억으로 간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지나온 삶을 수용할 수 있게 되며, 자신을 혜자의 오점으로 인식했던 대상은 혜자가 자신의 삶을 끌어안고 있었음을 깨달으며 자신의 삶과 혜자의 삶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