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멜로드라마인 네 드라마는 불륜을 사랑과 등가로 보면서 낭만적으로 묘사하였다. 불륜이라는 문제적 소재를 사랑으로 다루면서도 드라마의 도덕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이유, 즉 도덕적 비난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드라마적 관용의 장치를 살펴보는 것이 분석의 핵심이다. 분석 결과, 네 드라마는 불륜 주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에게 동기와 사연을 세밀하게 부여하면서 선악의 경계를 초월하여 캐릭터를 설정하고, 섬세한 내면 묘사(마음의 플롯)를 통해 서사를 전개하였다. 이로써 이들 드라마는 비록 로맨스-멜로드라마의 자장 안에서 현실을 담아내지는 못하였지만, 시청자의 정서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불륜을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해 사유의 문제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불륜 소재 드라마의 진화에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다.
텔레비전드라마에서 불륜 소재는 반복해서 소환될 것이며, 변화를 거듭할 것이며, 끊임없이 논쟁거리가 될 것이다. 불륜 소재에 대한 편견, 그로 인한 불륜 소재 드라마에 대한 일괄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드라마 각각에 대한 차별적이고 객관적인 비판을 하는 데 이 논문이 일조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