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베트남전쟁을 통해 경제 성장을 했다. 1965년, 베트남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현지 르포르타주가 양산되었다. 그것은 읽을거리로 소비되는 한편, 전쟁으로 희생되는 베트남 민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여했던 일본 시민 대다수는 베트남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지 않았다. 반전 운동은 그들에게 운동에 참여하는 각자의 행동 근거를 찾게 만들었다. 그것은 ‘2차 대전의 피해자’도 ‘계급’도 아닌 미일 안보체제 하에서의 일상생활 비판으로 연결되어, 전쟁의 ‘가해자’라는 입장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전쟁을 취재한 작가들은 반복해서 베트남을 그렸다. 가이코 다케시(KAIKO Takeshi)와 히노 게이조(HINO Keizo)는 문학 표현을 통해 반전 운동과는 다른 사상을 펼쳤다. 그것은 개인적 경험을 부각시키는 비정치적 작업이었다. 가이코의 경우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방관자로서의 당사자성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베트남 민중들의 생활력을 형상화했다. 그러한 모색은 일본이 베트남전쟁에서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닌 위치에 있다는 조건으로 인해 가능했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사자성에 대해 모색할 수 있던 것이다. 제3자의 당사자성을 모색한 기록은 문학이 가지는 정치성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