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영사는 국가, 관청, 관변단체 등이 특정한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전개한 선전 활동으로서 관객의 영화 경험을 특정한 방향으로 통제하는 영화 상영이었다. 이동영사 활동은 식민지 조선의 불균등한 문화적 상황에서 극장이 생산현장의 관객을 찾아간다는 이동문화운동의 발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연극, 연예, 야담, 만담 등과 변별되는 복제 미디어이기에 다른 미디어에 비하여 중앙집중적으로 조직되고 운영되었으며 전쟁 중 물자 통제 상황에도 많은 제약을 받았다. 필름의 제작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배전(配電) 지역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던 식민지 조선에서 이동영사는 기대되는 만큼의 선전 효과를 발휘했다고 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의 패전 이후 문화 냉전 하에서 영화를 통한 공보 활동과 연결되면서, 일제 말기 이동영사는 20세기 중반 식민과 식민 이후를 연결하며 비도시 지역 주민의 문화 경험을 역사화하는 데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당시의 신문과 잡지, 그리고 ‘조선영화계발협회’의 서류를 바탕으로 일제 말기 식민지 조선에서 이동영사의 조직과 운영, 활동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재구성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