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김태준의 유행가론을 살피고, 이를 그의 문학관과 가요관 그리고 동 시대 유행가 담론과의 관계 속에서 살피려 한다. 김태준이 국문학 연구 초창기부터 전 분야를 섭렵했던 만큼, 그의 국문학 연구와 그 의미에 대해서는 연구 성과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그의 유행가 연구에 대해서는 시가 연구에 부수되어 부분적으로 거론되었을 뿐, 그 전모가 충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김태준은 1933년부터 이듬해까지 『조선일보』지면을 통해 연재한 “조선가요개설”에 5회에 걸쳐 유행가 편을 연재하여 유행가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이 지면에서 김태준이 논증한 유행가는 근대 이후 새롭게 불린 동요와 아리랑과 같은 민요로, 문화산업에 의해 전승되는 유행가와는 기본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선가요개설의 연재를 마친 후 바로 ‘조선의 가요는 어데로’라는 기획물을 통해 동 시대 유행가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조선민요의 개념’이라는 연재물을 그 후속으로 연재하여, 유행가와 민요의 관계를 재정립하려 하였다. 그의 유행가론은 기본적으로 그의 문학 연구를 지배했던 계급주의적 시각, 한글로 된 시가 문학을 ‘가요’라는 전통 안에서 해명했던 그의 시가관과 무관하지 않다. 이로 보아 김태준의 유행가 연구는 그가 꾸준히 해왔던 국문학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그는 유행가가 세대와 계급, 생활양식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유행가 개량운동을 생활 내에서 실천할 것을 촉구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김태준의 유행가론이 1930년대 ‘유행가의 시대’의 개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당시 생성되기 시작한 유행가 담론과의 관련 속에서 그가 행한 유행가 연구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아울러 동 시대 평단과 언론에서 제기한 유행가론과의 접점과 간극도 살펴보면서, 김태준의 유행가론이 가지는 동 시대성에 대해 규명하려 한다. 이를 통해 문학연구자 김태준이 조선의 유행가 연구에 미친 파장이 총체적으로 재구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