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잡가의 하위범주에는 ‘십이잡가, 선소리타령, 민요계열잡가, 휘모리잡가’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 노래는 주로 광무대와 같은 무대공연, 활판본 잡가집과 SP음반, 경성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흥행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황은 실증자료 분석을 통한 연구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잡가의 근대적 성격과 관련된 논의 대부분은 잡가의 노랫말보다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이나 전후 맥락에 의지하는 경향성을 띠고 있다. 이는 잡가의 노랫말에서 ‘근대적 성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태생적 한계에 기인한다. 잡가는 기존에 향유되던 타 시가와의 갈래 교섭을 통해 노랫말의 일부(또는 전체)를 가져와 조(調)를 바꿔 부르거나 재편집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원래의 노랫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휘모리잡가의 경우 이현익의 창작이 존재하며, 그의 노래 가운데 몇 편은 20세기 전반기 세태를 반영하면서 풍자를 표현기법으로 활용하고 있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