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초기를 대표하는 지식인 집단인 메이로쿠샤(明六社)의 기관지인 『메이로쿠(明六) 잡지』는 근대일본사상사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텍스트 중 하나로, 일찍이 1928년에 간행된 『메이지 문화 전집(明治文化全集)』 잡지편에 전체 43책이 수록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메이로쿠 잡지』는 메이지 일본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고, 짧지 않은 선행연구의 역사 속에서 방대한 양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로쿠샤와 『메이로쿠 잡지』에 대한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기란 용이하지 않으며,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 파악하기 위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조차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 글은 이와 같은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메이로쿠샤와 『메이로쿠 잡지』를 둘러싼 기본적인 사항들을 정밀하게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메이지 초기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자리 잡은 『메이로쿠 잡지』가 ‘문명개화’를 위한 토론의 장으로서 갖는 위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메이로쿠샤의 성립 경위를 짚어봄으로써 잡지의 토대가 되는 사항들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잡지의 발간과 정간(停刊)의 배경을 살펴보되, 정간의 과정에 비중을 두고 잡지가 정간이 된 경위에서 읽어낼 수 있는 메이로쿠샤의 특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어서 기존 연구들에서 이들에게 붙인 ‘계몽’이라는 라벨의 의미가 무엇이었으며, 이러한 도식의 적용이 갖는 유효성이란 무엇인지 고찰했다. 마지막으로 『메이로쿠 잡지』의 기고자들을 게재된 논설수와 정체성(identitiy)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여 메이로쿠샤의 특징을 고민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