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시 후지타니는 총력전 시기가 미국과 일본이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체제라는 점에서 동일한 체제변경이 이루어진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후지타니는,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차별과 배제되어 왔던 일본계 미국인과 식민지 조선인이 총력전 체제 속에서 병사로서 동원되면서, 미국과 일본은 공히 ‘거친 인종주의’에서 ‘친절한 인종주의’로의 변경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후지타니는 일본계 미국인과 식민지 조선인을 보편적인 ‘인종’개념으로 파악함으로써, 식민지 조선인에게서 ‘민족’이란 자기 표상과 해방으로의 전망을 박탈해버렸다.
푸코의 통치성 개념을 원용하여, 죽일 권리와 함께 살게 할 권리가 총력전 시기에 등장하여, 전쟁국가이자 복지국가라는 새로운 역사적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파악하였다. 이는 내재한 차별과 배제 속에 작동하는 근대에 내재된 ‘합리성’을 총동원체제로 특수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미국과 일본 만이 아닌 근대 세계의 폭력적 현대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강제적 균질화’라는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