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신보」라는 매체는 근대 문학 연구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매체다. 특히, 시가 연구자들에게 있어 이 매체의 연구는 곧 근대시가의 연구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간의 시가 연구에서 「대한매일신보」와 ‘근대’를 규명하는 작업은 다종다양하게 이뤄졌다. 그럼에도, 동일한 날에 실린 국한문판과 국문판 시가의 비교연구와 작가 확정의 문제는 아직도 규명되지 못한 난제였다. 이 논문에서는 「대한매일신보」 국문판과 국한문판에 실린 장형 가사 작품들을 비교하였다. 그럼으로써, 문체상 특질을 밝혀 상술한 난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비교를 통해 비교연구가 부족한 데서 오는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작가의 확정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작가의 특질을 밝혀 추후 작가 확정의 단초를 제공하려 한다.
이 작업을 시행하기 위해 작품군을 초기/정착기/말기로 구분한다. 이 구분은 각각 국문판 「대한매일신보」와 국한문판 「대한매일신보」에 같은 내용의 시가가 실리기 시작한 시기를 초기. 국한문판에 실린 작품을 운율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순국문으로 능수능란하게 활용하기 시작한 시기를 정착기. 이후 장기 휴재를 거치면서 다시 초기의 시어 구사로 돌아간 시기를 말기로 구분하여 각기 문체적 특질을 비교하였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정착기 시가의 특질에 주목하였다. 정착기 시가 작품들의 능수능란한 순국문 활용의 의의는 두 가지 정도로 잡을 수 있다. 첫째, 다수의 국문 독자들을 의식하여 더 알기 쉬운 말로 풀어 쓰는 노력을 했다는 것. 둘째, 그 과정에서 율격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말기로 들어서면서 급격히 저하된 언어감각을 통해 시가를 창작하던 작가(들)의 변동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감지할 수 있었다. 추후, 작가 문제를 고찰할 때 단초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