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한시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 金笠(김삿갓)은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진 한시 작가이다. 김립의 한시는 당대부터 간간이 채록되었으나 李應洙에 이르러서야 대대적으로 수집・정리되었다. 오늘날 전해지는 김립 한시의 대부분은 이응수가 편찬한 『詳解 金笠詩集』(1939년), 『大增補版 金笠詩集』(1941년), 『풍자시인 김삿갓』(1956년)에 수록되어 있다. 이응수의 수집 이후 새로 발굴된 김립 한시는 편수가 많지 않으며 최근에 발굴된 것들은 대부분 大古風과 科體詩이다.
아직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藝林』은 1책의 한문 필사본 詩文集인데, 여기에는 김립과 연관된 시가 33편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7편은 김립의 시가 아닌 것으로 보이며 3편은 김립과 수창한 인물의 시이다. 이상 10편을 제외한 23편이 김립의 시라 할 수 있는데, 이 중 18편은 기존에 알려진 것들이다. 그러나 제목과 내용에 차이가 있어 향후 김립 한시의 정본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예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5편의 김립 한시가 수록되어 있다. 대고풍과 과체시가 아닌 오언과 칠언의 일반 한시이기에 자료로서의 가치가 인정된다. 또한 참신한 시상과 기발한 표현을 지녀 김립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다만 김립의 작품 가운데 위작이나 가탁이 발견되곤 하므로 진위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