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향가의 해독이 진행된 100년의 과정을 두 방향에서 살핀 결과물이다. 그 방향은, 하나는 향찰 체계의 인식에 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휘의 발굴 정도에 대한 것이었다.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학자들에 의해 원리가 파악되었던 향찰 체계는, 양주동에 의해 의미를 지니는 ‘義字’와 소리값을 위해 사용되는 ‘借字’로 대별되었다. 이 체계는 실상을 정확히 통찰한 것으로 우리 학계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다고 평할 수 있다. 한편 1970년대의 몇 학자들에 의해 이 체계는 적용의 혼란을 겪기도 하는데, 그 혼란은 아직도 말끔히 가시지 않고 있다.
고문헌의 섭렵을 통한 어휘의 발굴 정도도 검토했다. 향가 해독의 선편을 잡은 소창진평은 어휘의 발굴에 있어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를 어절별로 확인해 보면 전체 어절 715개 중 514개의 어휘를 발굴한 것이 확인된다. 이는 비율로 보자면 70% 가량에 달하는 수치이다. 양주동은 자료 발굴의 문헌 범주를 대폭 확대하며 해독을 진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568개 어절의 古語를 확보하였으니, 文證率은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