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텔레비전 드라마 〈W〉는 웹툰과 현실을 횡단하며 “맥락” 있는 삶을 되찾기 위해 피조물로서의 운명에 과감히 맞서는 캐릭터를 다룬다. 이는 “서사적 삶”이 불가능해진 시대의 경험을 우회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모호해진 디지털 시대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W〉는 텔레비전드라마 내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 인간의 자유의지와 운명의 문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묵직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와 실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발랄한 상상력은 시청자들에게 감각적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러나 로맨스물의 전형적 클리셰들이 일종의 유희로 나열되는 가운데 작품이 제기한 중요한 문제들은 감각적 쾌락으로만 수렴되고 그 결과 서사상의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보편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의식에 기반을 둠으로써 한국 판타지드라마의 주제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드라마 〈W〉의 의의와 가치는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CG 기술을 통해 구현된 다채로운 표현을 통해 새로운 상상력의 영역을 개척한 점 역시 이 작품에서 높게 평가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