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수많은 인류사 속의 전쟁들에서 중일전쟁을 다루고, 이 전쟁과 태평양전쟁의 상관관계를 시간, 공간, 인간 영역을 통해 밝힌다. 한편, 아시아-유럽-태평양에서 연속적으로 발발한 복합연쇄전쟁은 1945년에 종료되었으나, 공식적으로는 전쟁을 종료시킨 평화조약들로 마감되었다. 따라서 평화조약을 통해 과거의 전쟁을 역행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중일전쟁과의 상관관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록 영미권에서 중요한 것은 유럽에서의 전쟁에 따른 제2차 세계대전이나 태평양전쟁이었으나, 중일전쟁은 이에 앞서 발발했고, 전쟁당사자였던 중국과 일본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의 연속성을 크게 의식했다. 둘째, 일반적으로 중일전쟁은 1937년부터 1945년까지의 전쟁이라고 간주되지만, 이는 더욱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간 역행적 확장성을 지니고 있었다. 중국은 1945년 이후 중국 본토와 타이완을 근거지로 하는 두 개의 중국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전쟁을 공식적으로 마감시킨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서명국으로서 두 중국은 자격을 부여받지 못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는 전쟁와중에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확고한 위치에 올라간 중국에 대한 명시적·암시적 조문들이 규정되었다. 여기에는 1931년 만주사변부터 중국에 대한 일본의 전쟁행위를 중시하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일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간 측면들을 보였다. 중일전쟁은 태평양전쟁과의 연속성이 있었고, 평화조약을 통해 확장성을 지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