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천하사상 및 조공체제 연구가 ‘역사 불러오기’의 유토피아적 열망이며, 이는 실천적으로 국가이데올로기의 도구라는 점을 논증했다. 본 논문은 보편주의를 내세우는 천하사상이 지식사회학적 차원에서 중국의 패권적 위상을 정당화 시키는 ‘종합적, 세계관적 사상’임을 밝혔다. 아울러 본 연구는 바흐친(Bakhtin)이 갈파한 “언어는 추상적인 문법적 범주가 아니라 이념이 가득 찬 세계관이다”라는 명제에 유의하여, 중국의 굴기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각종 신전통주의의 흐름은 체제전환기적 중국의 내적 통합과 외적 팽창을 동시에 추진에 유용한 국가이데올로기의 수단임을 규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동아시아 전통질서연구가 순수한 학술적 영역을 넘어 중국의 신전통주의적 국가이데올로기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