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의 국가정체성으로 형성된 ‘중국식 민주’의 목표는 ‘사회주의민주’의 실현이다. ‘사회주의민주’는 본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래 중국 사회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것으로 사회주의 체제 틀 내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세력은 ‘사회주의민주’ 주창을 통해 급속한 민주화를 요구하고 서구민주주의에 대한 개방적인 입장을 취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민주’를 수용했지만 중국의 특수한 상황 논리와 공산당 일당 체제의 정당성을 명분으로 삼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민주’로 변용시켰고 이 개념은 결국 ‘중국식 민주’라는 보다 포괄적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이는 중국 내 사회세력의 ‘사회주의민주’ 요구를 왜곡한 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민주주의의 세계적 위기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중국 공산당의 자신감 증대 그리고 시진핑 집권 이후의 정치적 보수화 속에서 ‘중국식 민주’라는 국가정체성은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