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20세기 초 공산주의 대 파시즘의 대결 속에서 기독교, 특히 일제 하 조선에서 나타난 기독교 지도자들의 대응양상을 당대의 세 계적 관념충돌의 구도 속에서 분석한다.
기독교와 공존 가능했던 사회주의는 1917년 이후 레닌이 이끌던 공산주의와 대립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공산당이 프랑스 사회당에서 분화되면서 대립했다. 이탈리아, 독일, 그리고 스페인 등지에서 민족주의자들과 일부 사회주의자들이 결합한 파시스트 정당이 정권을 잡았 다. 반종교주의를 표방한 공산주의와 반공주의를 표방한 파시즘의 대결 속에서 유럽의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파시즘적 경사 현상이 나타났다.
조선/한국의 기독교에서는 배교하고 공산주의자가 되는 경우가 생겨났고, 유럽의 기독교에서 나타난 파시즘적 경사현상에 더해서 반공주의와 더불어 일본의 아시아주의에 공명하는 파시즘에 대한 ‘이중적 경사’ 현상이 나타났다.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대결구도 속에서 파시즘적 경사 현상을 보였던 기독교는 파시즘의 몰락을 초래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주도한 자유민주주의와 연대했다. 그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또 다른 승자였던 소련이 주도한 공산주의와의 대결을 예고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