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학계에서는 19세기 말 이후 일본의 제국 부상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팽창이 메이지유신 초창기부터 일관되게 진행된 제국주의 프로그램의 결과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당시의 일본 정치외교사료를 분석한 연구들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팽창이 1890년대 청일전쟁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는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다. 본 고는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이시바시 탄잔(石橋湛山) 등의 문서들을 중심으로 메이지유신, 청일 및 러일전쟁, 그리고 대한제국 병합 시기 등을 분기점으로 하여 일본 국내 정치세력 간에 전개된 대외정책론의 흐름을 개관하면서,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지 정책론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결과 각 시기마다 일본의 국력과 국제적 지위가 부상하면서, 일본 내에서 대외정책론에 관한 논쟁이 발생하였고, 식민지 정책론은 그 연장선상에서 결정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청일전쟁 전후(前後)해서는 이토 히로부미 등의 조선 내정개혁론과 야마가타 아리토모 등의 조선반도 군사적 팽창과 이민이식론 등이 대립하였고, 러일전쟁 시기에도 식민지 근대화론과 식민지 확대론 등이 대립하였다. 그리고 타이완과 한반도가 실질적으로 식민지화한 이후에도 식민지역 자치육성론과 무단통치론 및 식민지 확대론이 주요 정치세력 간에 전개되었다. 이같은 논쟁 과정에서 결국 국제정치적으로는 당대 영국과 미국에 의한 글로벌 식민지 팽창, 일본 국내적으로는 식민지 확대론을 주장하던 세력들의 정치적 우위, 그리고 주요 강대국들의 일본 정책 방향에 대한 승인 등이 결합되어 여타 약소지역에 대한 제국 일본의 군사팽창론과 식민지 확대론 등이 정책으로 이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