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 시대 들어 과학적 일반화를 통한 예측보다 역사적 성찰을 중시하는 흐름이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국에서도 외교사 연구가 활성화되었다. 금세기 이후 한국 외교사 연구는 몇 가지 특징을 보여주는데 외교사와 국제정치학 간의 학제적 연구의 모색, 식민지와 냉전시대로 연구 시기의 확대, 개념사 등 새로운 연구 방법론의 적용, 외교사 연구에 기반한 이론화 시도 등이 그것이다. 향후 한국 외교사 연구가 국제정치학 일반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긴장감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첫째, 한국 외교사 연구에 토대를 둔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이론화가 본격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근현대 시대에서 벗어나 연구 범위를 전근대, 고대까지 확장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 외교사와 국제정치학의 학제적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 외교사와 북한학 간의 학제적 연구도 시도해 볼만하다. 넷째, 오늘날 한국 외교의 과제를 고려하여 한중관계사에 대한 집중적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 종착역은 한국적 국제정치학의 정립, 국제정치학에서 한국학파의 형성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