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은 근대 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자본주의적 산업화와 그 주체인 부르즈와지가 견인해낸 근대국민국가체제를 과학과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정립해간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이다. 이러한 사회과학의 특성은, 식민지사회에서는 제국주의적 정책학적 측면과 그에 대항한 반제국주의 민족해방운동의 학술적 논리가 되어 양날의 칼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전자는 경성제대를 중심으로 한 조선총독부의 정책적 관립대학이 대표적이다. 후자는 조선총독부의 관립고등교육(官學)의 내용에 대항한 조선인들의 ‘과학적’ 조선사회연구가 대표적이다. 양자는 상기한 근대 초기 식민지사회에서 발전하기 시작한 사회과학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후자는 조선민족해방의 이념적 체계를 모색하는 학술 연구로서, 독립과 독립 이후의 근대국민국가의 수립을 전망하며 학문적인 면에서 특수성과 보편성을 결합시키고자 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조선총독부에 의해서 제도적으로 구축된 관립고등교육기관에서의 조선사회연구와 함께 일제하 초기 한국 사회과학 연구의 일환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