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운동으로서의 시위가 극도로 위축돼 있던 일본에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부활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고는 1960~70년대 이래 수십 년 간의 침묵을 깨고 시위가 활성화한 데는 무엇보다도 지난 수 년 사이 급변한 일본의 미디어환경이 주요 원인이 됐다고 주장한다. 과거 일본 사회에서는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미디어가 시위활동에 부정적인 담론을 형성하고 정보를 차단함으로써 시위 확산을 가로막아 왔다. 그러나 반원전 시위가 발발한 2011년을 전후하여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정보 확산과 소통의 매개로 자리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전통 미디어의 기능을 대체, 보완함으로써 사회운동에 대해 열린 담론적 기회를 형성하고, 조직화되지 않은 개인들을 거리로 불러모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전개된 대규모 시위는 원전 이슈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이슈에 대한 시위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을 일으킴으로써 일본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