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식민지 조선 영화사 연구에서 일본과의 연관성이 별달리 언급되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논문은 1920-30년대 일본과 조선의 수도인 도쿄와 경성의 영화관과 영화문화를 살피고 양 지역 영화관과 영화문화 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다. 그리고 도쿄와 경성의 영화관과 영화문화는 각각의 지역적 특성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한다. 1920년대 이전 아사쿠사는 도쿄 영화 문화의 중심이었으나 1930년대 교통망의 완성, 모던 영화관의 건설으로 인해 마루노우치 지역이 영화문화의 중심지역으로 새롭게 부상하게 된다. 이에 마루노우치의 모던영화관은 일본 내부에서도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경성에 거주하는 이주 일본인과 일본 잡지, 신문을 접할 수 있었던 조선인은 낙후된 영화관만을 경험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마루노우치의 모던영화관을 강하게 열망하게 된 이러한 열망 속에서 마침내 마루노우치의 모던 영화관을 모델로 한 영화관이 경성의 남촌에 건설되게 되는데 이 영화관들은 기존의 영화관에 선진된 운영법과 서비스를 전파하면서도 차별화된 시설과 서비스로 기존 영화관 관객, 특히 조선인 운영 영화관의 조선인 관객을 빼앗아 와 기존 영화관을 경영 위기에 빠지게 하였다. 조선인 관객은 남촌의 모던 영화관에 쇄도해 모던과 문명을 경험하고자 하였으나 한편으로 이전 민족별로 영화관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었던 때와는 달리 모던 영화관에서 관객은 민족적으로 혼재되어감에 따라 일본인으로부터 차별을 겪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