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 필자는 현대 중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종족전통의 다양한 사회적 스펙트럼을 현지 조사 사례를 통해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효과적인 분석을 위해서 먼저, 개혁개방 이전 중국 근현대 사회에서 '봉건전통'에 대한 비판 속에서 친족전통의 제한과 실천의 맥락을 검토하였다. 무엇보다 전통에 대한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도 과거 전통관습을 통해 형성된 종족촌락의 존재, 가족단위 생활의 유지 등이 종족 문화의 비공식적인 사회적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종족전통의 부활에 대한 연구자들의 입장은 다양하지만, 강조되어야 될 점은 그러한 종족전통과 관련된 사회현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 중국 사회의 맥락 속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그 사례 지역의 종족전통의 양상과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4가지 측면에서 분석을 시도하였다. 첫째, 국가-사회 관계라는 측면에서 푸젠성 지역 사례는 종족전통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밀접한 공모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푸젠성 지역 종족전통은 사당이라는 사회적 공간 매개물을 통해서 화교와의 친족 연결망을 확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셋째, 베이징과 허베이지역 종족전통이 생산한 종족촌락은 현대 중국사회의 관광문화와 결합하여 역사문화촌락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넷째, 개혁개방 이후 종족재산의 조성과 운영을 통해서 현대 중국의 맥락에서 종족전통이 다시 나타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현대 중국 사회의 맥락 속에서 필자가 분석한 사례는 종족전통의 현대적 양상을 일반화시켜 제시하기 보다는 개별 사례의 맥락을 보여줌으로써 오늘날 중국사회에서 종족전통의 맥락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