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고대 북방 유목민족의 하나인 匈奴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 연구로서, 몽골 지역에서 출토되는 흉노시대의 금속공예품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논문이다.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경까지 북방 유라시아에서 대제국을 건설했던 흉노는 금, 은, 동, 철 등 다양한 금속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공예품들을 제작하였으며, 그들의 철기 제작기술은 동아시아 문화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문화 단계에 속한다. 여기에서는 흉노 고분 출토 금속공예품을 ①馬具, ②馬車附屬具, ③武器, ④裝身具, ⑤器血, ⑥거울, ⑦棺裝飾 및 부속구, ⑧기타 등 8종류로 나누어 고찰한 후, 재질별 제작기법의 특징과 의의를 살펴 보았다.
여기에서는 최근 몽골 지역 흉노 고분에서 출토된 주요 유물의 조사를 통해서, 흉노시대에 이미 고도로 발달한 打出技法 및 鍛造技法, 寶石象嵌技法, 鏤金細工技法 등이 있었음을 밝혔다. 또한 이제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흉노시대의 금속공예품에서 이미 1세기 경부터 魚子文技法이나 물방울정기법, 部分鍍金技法 등이 사용되었음을 밝혀냈다. 흉노시대의 금속공예품은 후대와는 달리 철과 비철금속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사용하여 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철제 장신구도 상당히 애용되었다. 이것은 발달된 철기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한 금속공예 기술이다. 한편 흉노 금속공예품에서 단조와 타출기법이 애용되는 것은 유목민족 특유의 이동형 생활방식과 관련된 것으로서, 북방 유목문화적 양식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흉노 고분은 고신라시대 積石木槨墳과 비교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단조로 제작된 철제 마구와 금은제 공예품, 북방식 청동기 등이 출토되어, 한반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일적부터 주목받아왔다. 그렇지만 고신라와 시공간적 격차가 큰 흉노 고분 출토 금속공예품들은 고신라 자체보다는 그보다 선행 시기인 한반도의 낙랑 문화와 보다 밀접한 친연성을 보이고 있어서 주목된다. 즉 고신라와 흉노의 문화적 연관성을 이해하는 데에는 낙랑 문화의 이해가 중요한 과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