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편에서는 탈권위를 외치며, 다른 한편에서는 권위 상실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염려한다. 이런 상반된 주장의 배경에는 권위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도사리고 있다. 권위는 탈피하고 싶다고 피해갈 수 있는 그런 임의적인 인간의 행위가 결코 아니다. 권위는 인간 본성에 근거한 인간의 본질적 행위 가운데 하나이다. 권위에 대한 철학적 연구는 권위가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다른 철학적 개념들에 비하여 미비한 편이다. 본고는 탈권위의 시대에 권위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통하여 권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시도하는데 그 일차적 목적이 있다.
권위의 본질 탐구를 위해서 먼저 권위의 고전적 개념 정의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또한 권위는 철학적 인간학, 해석학, 존재론, 형이상학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개념이다. 이런 탐구를 통하여 권위가 궁극적으로 인간 이성과 진리 인식에 근거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권위는 진리에 근거한 긍정적 힘, 영향력이다. 진리를 인식하고 그것을 인정함 속에 권위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