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방위정책은 한 국가의 안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이 점에서 다양한 국가적 특질을 지닌 다수의 국가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협의하여 수립하는 '공동안보방위정책'은 국가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종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공동안보방위정책은 어떠한 결정적인 계기나 역사적인 사건을 경험하면서 발전되는 경향이 있다. 유럽에 있어서 공동안보방위정책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었던 계기를 탈냉전의 국제환경에서 발발한 걸프전에서 보는 시각은 타당성이 있다. 걸프전은 EC 회원국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중요한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다. 즉 유럽공동체(EC) 국가들은 걸프전을 통하여 안보정책의 혼선과 통일성의 결여를 경험하였고 이러한 학습효과는 유럽차원의 공동안보정책 수립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였으며 유럽의 공동안보방위정책은 회원국의 견고한 협력체제에 의해 확립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걸프전 후 유럽연합은 유럽차원의 공동안보방위정책을 모색하게 되며, 수립된 유럽공동안보방위정책은 유럽의 정치적 통합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이자 상징으로, 유럽연합의 안보의제를 조정하고 추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위와 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유럽공동안보방위정책'을 구체적으로 가시화 시켰던 동인을 탈냉전시기에 발발한 걸프전에서 찾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이 글은 걸프전을 계기로 모색되었던 유럽 공동안보방위정책의 태동 배경과 단계적 발전과정을 분석하면서 유럽안보방위정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걸프전이 유럽공동체가 유럽연합으로 확대·심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유럽의 안보와 관련된 공동안보방위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주었던 전쟁이었다면, 그 후 점진적인 발전과정을 통하여 수립된 유럽안보방위정책은 현재의 시점에서 어떠한 문제점이 있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