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법률 용어들은 외국 법체계를 수용하는 번역의 과정속에서 성립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상적 표현과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오해를 불러오는 일도 흔하다. 따라서 법률용어를 다루는 학문영역에서는 단어와 개념의 명확성을 점검하고, 일상언어로 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법을 하나의 텍스트로 파악하고, 법률용어의 생산과정과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자간의 이해에 중점을 두어 텍스트 작업의 과정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특히 언론법 영역에서 개념적 모호성으로 인해 논쟁을 초래하는 대표적 사례인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라는 용어에 초점을 맞추어 '현실적 악의'라는 번역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살폈다. 그 결과 '현실적 악의'의 본래 의미가 '실제적인 의도를 입증할 책임'이라는 '행위의 문제'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현실적 악의'를 '실제적 악의 입증'으로 변환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