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대학생들이 흔히 겪는 갈등을 사전에 감지하기 위해 갈등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갈등 요인 분석 인공지능(AI) 분류 모델을 적용한 ChatGPT 기반의 챗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의 협업과정과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갈등의 감지 및 예방을 위한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협력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먼저, Varpio 외(2020)의 개념적 프레임워크 개발 모델을 적용하여 대학생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갈등 요인 분석을 위한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였으며,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갈등 요인별-대화 세트 도출, ChatGPT를 활용한 AI 분류 모델 개발과 이를 적용한 챗봇 구현 및 타당도 평가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갈등 프레임워크의 구성요소는 갈등유형 및 원인, 갈등수준 및 단계를 체계적으로 제시하였으며, 본 연구에서 갈등 프레임워크는 전문가 의견수렴과 델파이 조사를 통해 타당화하였다.
둘째, 개발된 프레임워크는 갈등 유형을 크게 과업갈등(task conflict)과 관계갈등(relationship conflict)으로 분류하였다. 과업갈등은 주로 과제수행과 관련하여 발생 할 수 있는 갈등으로, 본 연구에서는'목표-내용 갈등(Goal-content conflict)'과, '작업-역할 갈등(Task-role conflict)'으로 도출되었다. 관계갈등은 구성원 간의 관계로부터 유발되는 부정적인 정서로 본 연구에서는 '개인-정서적 갈등(Personal-emotional conflict)'과'커뮤니케이션 갈등(Communication conflict)'으로 분류하였다.
셋째, 본 프레임워크에서 제시한 갈등 요인은 총 10가지가 도출되었다. 먼저, '목표-내용 갈등'에서 3가지가 도출되었으며, '(G1) 팀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사전준비 부족', '(G2) 갈등회피를 위한 무비판적 수용', '(G3) 목표설정, 계획수립,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불일치'로 제시되었다. '작업-역할 갈등'에서는 갈등 요인 총 3가지가 도출되었으며, '(T1) 과제수준 및 해결의 어려움', '(T2)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에서 기술적, 방법적 미숙함', '(T3) 역할분담 및 참여와 관련한 불일치'로 제시되었다. '개인-정서적 갈등'은 갈등 요인 2가지가 도출되었으며, '(P1) 긴장 및 부담감, 참여동기 및 사기 저하 등 정서적 요인', '(P2) 팀원 간의 관심사, 성향, 성격 등의 차이'로 제시되었다. '커뮤니케이션 갈등'은 갈등 요인 총 2가지로 도출되었으며, '(C1) 무응답, 답변 지연, 일방적 소통 등 기본적 대화 예절 부족', '(C2) 오해나 왜곡, 공감이나 배려가 부족한 표현'으로 제시되었다.
넷째, 본 프레임워크에서 제시한 갈등 수준 및 단계는 Pondy(1967)가 제시한 다섯 가지 갈등 수준 및 단계에서 내적 갈등에 해당하는 '잠재적 갈등(latent conflict)'과 '지각된 갈등(perceived conflict)'으로 제시하였다. 잠재적 갈등은 갈등이 아직 명확하게 표출되지 않았지만, 향후 갈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각된 갈등 단계에서는 구성원들이 갈등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는 명확한 의견의 차이나 불일치로 나타날 수 있다.
다섯째, 수집된 7개 팀의 팀활동 음성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 후 질적자료 분석방법의 하나인 반복적 비교분석법(constant comparison method)을 활용하여 개발된 프레임워크에 따라 갈등 요인별-대화 세트를 도출하였다. 갈등 요인별-대화 세트는 훈련데이터(4개팀)에서 총 57개, 검증 및 평가데이터(3개팀)에서 총 90개가 도출되었다. 훈련데이터(4개팀)에서 도출된 갈등 요인별 대화 세트는 '목표-내용 갈등'에 해당하는 대화 세트 17개, '작업-역할 갈등'에 해당하는 대화 세트 22개, '개인-정서적 갈등'의 대화 세트 12개, '커뮤니케이션 갈등' 대화 세트 6개로 도출되었다. 검증 및 평가데이터에서는 '목표-내용 갈등'에 해당하는 대화 세트 21개, '작업-역할 갈등'에 해당하는 대화 예시 세트 30개, '개인-정서적 갈등'의 대화 세트 18개, '커뮤니케이션 갈등'대화 세트 21개로 도출되었다. 훈련데이터와 검증 및 평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작업-역할 갈등'과 관련한 대화 세트가 총 52개로 가장 많이 도출되었으며, 구체적인 갈등 요인으로는 '(T2)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에서 기술적, 방법적 미숙함(22개)', '(T3) 역할분담 및 참여와 관련한 불균형(20개)'그리고'(G3) 목표설정, 계획수립, 의사결정과정에서의 의견 불일치(18개)'에 해당하는 대화 세트가 가장 빈번하게 도출되었다.
여섯째, 본 연구에서 개발된 갈등 프레임워크와 갈등 요인별-대화 세트를 바탕으로 AI 분류 모델 개발과 이를 적용한 챗봇을 구현하였다. AI 분류 모델은 ChatGPT-4를 기반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훈련데이터, 검증데이터 및 평가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맥락에 최적화된 모델로 구현하였다. 본 연구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한 지시문 구성 및 전략은 목적설정(페르소나 부여), 관련 지식 학습(구체적인 예시 제공(few-shot), 생각의 사슬(CoT) 기법)을 활용하였으며, GPT Builder(2023년 11월 6일 출시 베타버전)를 사용하여 AI 분류 모델을 적용한 맞춤형 챗봇을 구현하였다.
일곱째, 개발된 AI 분류 모델을 적용한 챗봇의 타당도 분석을 위해 검증데이터와 평가데이터를 사용하여 전문가 우수 모델과 비교검증하고 최종 결과를 분석하였다. 평가는 전문가 타당화를 거친'우수 비교모델'과의 Cohen's Kappa 일치도를 검증하고, 다중클래스 분류모델 성능평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델의 정확도, 정밀도, 재현율, F1점수를 분석하였다. 최종 성능평가 분석결과는 78.9%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성능지표별로 살펴보면, 평균 정밀도 80.8%, 평균 재현율 77.3%, 평균 F1점수 78.4%로 나타났다. 전문가 샘플링 데이터와의 일치도 분석 결과, Cohen's Kappa 값은 약 0.76으로 나타나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 값을 보였다.
여덟째, AI 분류 모델과 전문가 간에 해석의 차이가 발생한 데이터에 대하여 그 원인과 특성을 질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 집단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AI 분류 모델과 전문가 간의 분석 차이는 '다양한 관점의 차이', '맥락과 의도에 대한 고려의 차이', '정서와 뉘앙스에 대한 인식의 차이', '발언의 길이 및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개발된 갈등 프레임워크는 대학생들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구성원 간에 흔히 겪는 정서적 갈등과 더불어 학습 문제 상황을 포괄적으로 접근하여 갈등의 개념을 정의하고 갈등유형 및 요인, 갈등 단계 및 수준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교수자가 갈등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으며, 특히 구성원 간의 협업과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갈등 상황을 예방하거나 필요한 지원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개발된 갈등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실제 팀활동 대화 데이터를 수집하여 갈등 요인별- 대화 세트를 도출한 결과, 과업갈등에 해당하는 '작업-역할 갈등'과 '목표-내용 갈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G3) 목표설정, 계획수립,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불일치'와'(T2)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에서 기술적, 방법적 미숙함', 그리고'(T3) 역할분담 및 참여와 관련한 불균형'과 같은 갈등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갈등 요인들은 대학생들의 협력적 문제해결과정에서 대체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상호작용 방법이나 의사소통을 구조화하는 방법이 부족함을 나타낸다, 또한, 역할분배의 명확성이 부족하거나 팀원 간의 참여 불균형이 발생할 때 팀 내부에 긴장과 불만을 유발하는 주요한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잠재적인 갈등 요인들이 초기에 제대로 감지되거나 예방되지 않을 경우, 더 큰 관계갈등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교수자는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환경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구조화하고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전략이나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팀 프로젝트 초기에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구성원 간에 역할분담 및 참여의 균형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적 지원을 제공해야 함을 시사한다.
셋째, 대학생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 초기 단계에 AI 분류 모델을 활용하면 교수자는 갈등의 초기 징후를 신속하게 포착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예방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교수자에게 팀 프로젝트에서 학습자 간 다양한 상호작용과 갈등의 원인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분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팀 프로젝트 수업의 교수전략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개발한 AI를 활용한 갈등 요인 분석은 대학생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갈등을 예방하는데 효율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AI 분류 모델 적용 챗봇은 특히, 팀별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대규모의 수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기존에 대규모 수업에서는 팀별 활동 상황을 교수자가 상세히 파악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갈등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교수자가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개발된 AI 분류 모델을 적용한 챗봇을 활용하면 대규모 그룹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교수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맞춤형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시간 팀활동 대화를 분석하여 적절한 시점에 갈등을 감지하고 분석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학습자에게는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의 의사소통 스타일이나 학습상황을 성찰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대학생의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구성원 간에 발생하는 잠재적인 갈등 요인을 감지하고 분석하는데 ChatGPT 기반의 AI도구를 활용하는 시도는 기존에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한 전통적인 교수적 처방과는 다른 접근으로 큰 차별성을 가진다. 기존 연구들이 주로 팀 상호작용에서 토론과정과 같은 인지적 요소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본 연구는 팀 구성원 간의 협업과정뿐만 아니라 관계로부터 비롯되는 정서적 요인을 ChatGPT 기반의 AI도구를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팀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문제점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교육 분야에서의 AI활용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