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술가곡은 중국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요소를 융합한 성악 양식으로 20세기 초 서양의 근대문물이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서양 예술가곡의 형식에 중국의 우수한 전통 시(詩)와 사(詞)를 융합한 형태로 발전을 이어 나간 중국 예술가곡은 20세기 현대음악의 영향을 받아 무조음악과 오성조식이 결합된 형태를 추구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렇듯 새로운 음향의 시도를 한 대표적인 작곡가가 나충용이다.
그리하여 본 논문의 연구는 중국 예술가곡의 역사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를 분류하여 주요 작품을 조사하였으며, 더불어 현대적 작곡기법과 중국의 음악어법을 결합하여 새로운 음향을 구현한 작곡가 나충용의 예술가곡을 연구하였다. 이를 위해 중국 예술가곡의 정의, 서양 예술가곡과 중국 예술가곡의 비교 그리고 중국 예술가곡의 시대별 변천사를 살펴봄으로 작곡가 나충용이 중국 예술가곡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하였다. 또한 작곡가 나충용을 연구 함에 있어 그의 창작시기를 작곡기법의 변화에 따라 3기로 분류하여 그 대표적 가곡들을 분석하였다.
먼저, 중국 예술가곡은 중국의 시와 사에 서양의 음악 형식을 융합시킨 형태로 중국의 문화적 요소와 서양의 창작 기법을 융합한 것이다. 이러한 중국 예술가곡과 서양 예술가곡은 우수한 명시(明詩)를 가사로 채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고, 선율과 작곡기법 등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이러한 중국 예술가곡의 뿌리를 학당악가로 보는데, 초기의 학당악가는 서양이나 일본에서 유래한 선율에 중국어 가사를 붙이는 형태가 일반적이었고, 대표적인 작곡가로 이숙동과 심심공이 있다. 이후, 외국의 선율을 차용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직접 선율을 만들어 독자적인 예술가곡의 기틀을 확립하였는데,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소우매, 조원임, 청주, 하록정, 황자, 선성해, 유설암, 진전학, 담소린, 섭이등이 있다. 1949년 신중국이 성립되면서 신시대와 새로운 사상을 표방하는 사회적 기류가 형성되었고, 대표적인 작곡가는 정선덕, 이겁부, 구희현, 정율성 등이었다. 그러나 1966년 문화대혁명의 발발로 예술가곡을 비롯한 음악 문화 전반에 걸친 침체를 맞게 되는 비극을 겪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방개혁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새로운 사상이 확립되고, 정치와 문화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 시기에 대표적인 작곡가는 시광남, 려영해 그리고 육재이가 있다.
나충용의 음악 창작시기를 각 지방의 민요를 비롯한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작곡한 제1기(1947~1958), 5음 음계와 교회선법을 사용하여 인상주의적 작곡 기법을 채택한 제2기(1958~1964), 인상주의 작곡기법과 중국전통음악적 요소에 12음렬기법을 결합하여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였던 제3기(1979년 이후)로 나누어 대표적 악곡을 분석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1기의 작품 중 〈매아요(賣兒謠)〉는 중국의 성조를 이용한 선율과, 서양 음악의 구조를 결합한 것이 큰 특징이다. 주요 반주패턴의 아치형 선율로 시의 비극적인 장면을 묘사하였다. 2기의 예술가곡 작품 중 먼저 〈춘어(春雨)〉는 형식이 정해져있지 않고 짧고 간결하게 구성이 되어있으며, 인상주의에서 주로 쓰였던 5음 음계와 4도 구성 화음을 사용했다. 그리고 〈기양주한작판관(寄揚州韓綽判官)〉은 중국의 전통악기인 띠즈를 연상시키는 선율이 특징이다. 3기의 예술가곡 작품 중 먼저 〈낭도사(浪淘沙)〉는 5음 음계를 사용해 전통적 음악색채를 드러냈다. 〈여차삭방(旅次朔方)〉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시에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곡으로, 고뇌하는 마음과 긴장감을 변박으로 표현하였다. 〈섭강채부용(涉江采芙蓉)〉는 가사와 연관되지 않고 P-0, R-0, I-0 의 음열을 순서대로 나열하였다. 〈항아(嫦娥)〉는 나충용이 점묘주의기법을 채택해 짧은 음가를 사용하여 짧고 간결하면서 시를 효과적으로 표현 곡이다. 〈왕사이삼(往事二三)〉은 12음열을 사용했으며, 변박과 구조를 통해 4구 3절의 형태를 표현했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중국 예술가곡이 우수한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기초 위에 서양 작곡기법을 융합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본 논문의 연구가 중국 예술가곡의 흐름을 연구하는 많은 음악학자와 연주자들에게 학문적으로 도움이 되길 바라고, 세대를 잇는 예술가곡의 창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