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독립을 권리로 인식하고 보장하기 위한 노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제정되면서부터로 본 협약 목적은 모든 장애인의 보편적인 인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본 협약을 비준하면서 우리나라도 장애인의 독립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장애인 독립의 정책과 사회적 관심은 거주시설장애인의 탈시설을 위한 자립생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재가장애인의 독립 의미와 지원욕구에 관한 연구와 관심은 주목받지 못하였다. 재가장애인 독립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독립적으로 사는 장애인이 증가하는 사회적 현상에 따른 재가장애인의 독립 의미와 그 과정에 주목하고 어떠한 사회 정책적 대응 및 복지지원이 필요한가에 관한 논의해야 할 시기로 탈시설장애인과는 구별된 특징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목적은 재가장애인 독립의 배경과 과정을 알아보고, 독립 이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와 독립생활을 위한 지원은 무엇인가로서 궁극적으로 재가장애인의 원가정으로부터 독립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이다.
본 연구를 위해 일반적 질적연구방법을 적용하였고 자료수집을 위해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였으며, 귀납적 주제분석으로 자료를 분석하였다. 원가정에서 독립한 재가장애인 24명의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장애유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신체적 장애(지체와 뇌병변장애) 8명, 감각적 장애(시각과 청각장애) 8명, 정신적 장애(정신과 발달장애) 8명으로 구성해 본 연구에 참여하였다. 귀납적 주제분석을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주제분석에 따른 연구결과를 대주제 6개, 중위분류 15개, 상위주제 38개, 하위주제 83개를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재가장애인의 원가정으로부터 독립은 탈시설장애인의 자립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특징이 있었다. 재가장애인의 독립은 자아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적과 목표가 있고 독립 과정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독립 이후 다양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는 자아실현으로 이어졌다. 지원욕구로는 직접 체감하고 실질적인 생활에 필요한 지원을 요구하였으며, 재가장애인의 관점에서 독립은 자기결정권, 해방, 사생활, 자존감을 뜻하고 독립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또한, 각 장애유형별로 독립 배경과 과정, 변화, 지원욕구에서 차이를 보였다. 신체적 장애인과 감각적 장애인은 자아실현이 독립의 주된 이유였으며, 독립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에 도움을 받았다. 장애정체성 형성과 자존감 향상이 독립 이후 변하였고 주거와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였다. 반면 정신적 장애인은 가정폭력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을 시작하였고 공적지원체계의 지원을 받았다. 독립 이후 심리적 안정과 자기결정권이 향상되었고 일자리와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였다. 이 밖에도 재가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따라 독립의 배경, 과정, 지원체계 등이 차이가 나는 것은 우리나라 장애인 자립 지원정책이 2010년 이후부터 시작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20~30대 참여자들은 10대부터 장애인 활동지원과 같은 복지정책을 이용하면서 장애인의 독립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이러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40~50대 참여자들과는 차이가 났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재가장애인의 독립을 위한 3가지 논의 사항을 정리하였다. 장애인 가족중심의 지원체계에서 벗어나는 가족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고, 장애와 독립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이 고려된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독립 의미의 확대와 재해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논의 사항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였다. 첫째,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장애인에게 생활할수 있는 집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가장애인이 입주 가능한 체험홈, 지원 주택 확대와 주거 지원정책에서 일정 비율을 장애인에게 배정해주는 장애인할당제 같은 적극적 우대 조치도 검토되어야 한다. 둘째, 독립 이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장애인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한 기초생활수급제도의 개선과 독립한 재가장애인의 소득보존을 위해 현재 저소득 중증장애인으로 한정된 장애인연금 대상자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독립생활을 하는 재가장애인의 경제적 지원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된 장애인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독립한 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하다. 독립한 재가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을 위한 활동지원 및 장애학생도우미의 확대가 필요하다. 넷째, 독립에 필요한 정보를 받고 독립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장애인동료상담의 지원도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와 가족의 장애인식개선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장애인 독립을 보편적인 권리로 인식하고 인권보장을 위한 장애담론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