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집단의 인식을 이해하고 구조화하는 데 유용한 개념도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선행학습에 관한 학부모, 사교육 강사, 초·중등 영재 및 일반 학생의 인식을 파악하여 그 개념적 구조를 밝히고 이에 관한 공감 정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학부모 16명, 초등학생 20명(영재 10명, 일반 10명), 중등학생 23명(영재 11명, 일반 12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 면접을 진행하고 사교육 강사 15명을 대상으로는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였다. 자료를 토대로 진술문 통합 과정을 거쳐 학부모 58개, 사교육 강사 55개, 초등 영재 학생 41개, 초등 일반 학생 42개, 중등 영재 학생 40개, 중등 일반 학생 44개의 진술문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진술문 생성 참여자 중 학부모 2명, 사교육 강사 1명, 중등 영재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집단별 진술문의 유사성 분류에 참여하였다. 참여자의 유사성 분류를 토대로 다차원 척도분석과 군집분석을 진행하고 그 후 진술문 생성과 유사성 분류 참여자를 비롯한 학부모 76명, 사교육 강사 48명, 초등 영재 학생 33명, 초등 일반 학생 46명, 중등 영재 학생 33명, 중등 일반 학생 39명을 대상으로 5점 Likert 척도로 문장에 대한 공감도 설문을 진행하여 진술문 및 군집 별 공감 정도를 산출하였다.
연구결과, 학부모의 인식은 '자녀의 동기-사회적 압력'과 '학부모의 소신-경험과 주변의 영향'의 2차원으로 나누어지며, 4개의 군집과 2개의 하위군집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선행학습에 대한 아이의 동기와 역량 강화','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현실과 주변 상황','선행학습에 대한 가치관과 소신','선행학습의 최근 상황에 대한 인지와 대처'이며 이 중 '선행학습에 대한 아이의 동기와 역량 강화'군집은 다시 '선행학습에 대한 아이의 동기'와'선행학습을 통한 아이의 역량 강화'라는 하위군집으로 분류되고'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현실과 주변 상황' 군집은 '선행학습이 필수인 경험적 현실'과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주변 환경'의 하위군집으로 분류되었다. 학부모는 전체 군집 중'선행학습에 대한 가치관과 소신'에 가장 큰 공감을 나타내었다.
사교육 강사의 인식은 '피해와 부작용-필요와 도움'과 '학부모의 기대-강사의 역할'의 2차원으로 나타나고, 3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사교육 강사의 군집은'상품화된 선행학습의 필요','진도 속도 게임으로 진화된 선행학습','선행학습으로 인한 피해와 구제책'으로 나타났고, 사교육 강사는 이 중에서 '선행학습으로 인한 피해와 구제책' 군집에 가장 크게 공감하였다.
초등 영재 학생의 인식은 '내적 기준-외적 성취'와 '의무와 필수-흥미와 재미'의 2차원으로 나누어지며, 4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인 군집은 '흥미와 재미를 주는 선행학습','선행학습을 통한 진로대비와 성적향상','주객이 전도된 선행학습','내재화된 선행학습의 당위성'이며 이 중에서 '내재화된 선행학습의 당위성' 군집에 초등 영재 학생의 공감이 가장 높았다.
초등 일반 학생의 인식은 '미래 준비-초등 현실'과 '외부 압력-내면 정서'의 2차원으로 나타나고, 4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선행학습이 불필요한 현실','선행학습으로 인한 부담감','입시경쟁을 위한 선행학습 투자','불안감 해소를 위한 선행학습 지속'이며 초등 일반 학생은 이 중에서'불안감 해소를 위한 선행학습 지속' 군집에 가장 큰 공감을 나타내었다.
중등 영재 학생의 인식은 '평범한 재능-뛰어난 역량'과 '자신감과 여유-의지와 노력'의 2차원으로 나누어지며, 4개의 군집이 나타났다. 중등 영재 학생의 군집은'영재원의 길목에 있는 선행학습','의지와 노력을 요구하는 선행학습','선행학습을 통한 능력의 발휘','입시를 위해 과거도 미래도 함께할 선행학습'이며 이 중에서 '의지와 노력을 요구하는 선행학습' 군집이 가장 큰 공감을 받았다.
중등 일반 학생의 인식은 '보편적 효과-제한적 효과'와'현실 순응-이상적 역량'의 2차원으로 나누어지며, 4개의 군집으로 분류되었다. 구체적으로는'성적을 위한 선행학습과 학원 도움','선행학습의 필요와 보편적 효과','일상화된 선행학습에 순응','자기역량에 맞는 선행학습의 방향성'이며 중등 일반 학생은 이중에서 '자기역량에 맞는 선행학습의 방향성' 군집에 가장 큰 공감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도출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초등 영재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재미와 흥미의 원천으로 여기며 진로와 미래에 대한 필수적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학부모의 견해와도 일정 부분 일치하며, 중등 영재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일상화하고 입시를 위한 선행학습에 더욱 매진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초등 일반 학생들은 선행학습에 대해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면서도 선행학습을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특히 중등 일반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통한 성적향상을 위한 자신만의 방법과 태도를 모색하였다. 학부모들은 선행학습을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하면서도 자녀의 선행학습 성취를 위해 전략적인 태도를 발전시켰고 사교육 강사들은 선행학습의 부작용 최소화에 중점을 두었다. 본 연구는 선행학습에 대한 다양한 집단별 인식을 통해, 영재교육과 선행학습의 밀접한 관계를 유추하고 선행학습에 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교육정책 개선 및 입시 제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