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은 평생 유병률이 20%에 달하는 가장 흔한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또한 심한 가려움증과 수면장애 등의 증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은 다양한 세포들과 염증 물질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며, 주된 원인은 표피 장벽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IL-4 및 IL-13에 의해 유도되는 페리오스틴이다. 이 물질은 만성 알레르기 질환에서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며, 세포 내 인테그린에 결합하여 신경 세포에 영향을 미치고 증상을 악화시킨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은 높은 활성 산소종 (ROS) 수준과 저산소증 유도 인자 (HIF-1α)의 활성화로 인해 만성 저산소증이 나타난다. 높아진 ROS 수준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방출과 HIF-1α의 발현을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지속시켜 만성 저산소증에 기여한다. 이처럼 아토피 피부염은 복잡한 생리학적 조건과 환자별로 다양한 표현형이 나타나기 때문에 임상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아토피 피부염 치료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의 생리학적 미세환경과 기본 기전 연구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법의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아토피 피부염 연구를 위해 2차원 세포 배양 모델이나 동물 모델과 같은 다양한 전임상 모델들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들은 정확한 임상 결과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2차원 세포 배양 모델은 실제 피부의 복잡한 3차원 미세환경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없으며, 동물 모델은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광범위한 사용이 제한된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의 미세환경을 정확하게 모방할 수 있는 체외 전임상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
현장 가교형 하이드로젤은 구조적 안정성과 우수한 생체 적합성을 가지고 있어 3차원 체외 피부 모델 개발을 위한 유망한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하이드로젤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조절하여, 세포 외 기질 (ECM)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현장 가교형 하이드로젤은 다양한 생리활성 부위를 가지며, 세포를 효과적으로 담지하여 세포 간 상호 작용을 위한 3차원 지지체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현장 가교형 하이드로젤은 약물 전달 시스템과 인공 조직 모델 개발을 위한 유망한 생체 재료로서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의 산소 제어 3차원 아토피 피부염 모델을 제작하기 위한 현장 가교형 티올화 젤라틴 (GtnSH)/ 말레이미드화 젤라틴 (GtnMI) 하이드로젤을 개발하였다. GtnSH와 GtnMI 고분자는 EDC/NHS 반응을 통해 젤라틴에 각각 티올 그룹과 말레이미드 그룹을 도입하여 합성하였다. 하이드로젤은 가교제 없이 두 고분자 용액 간의 단순 혼합에 의한 티올-엔 반응과 이황화 결합 형성을 통해 제작하였다. 우리의 하이드로젤은 제조 조성을 제어하여 상전이 시간(10-130 초)과 기계적 특성 (90-1400 Pa)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었다. 또한 우수한 세포 적합성을 바탕으로 하이드로젤 내에 세포를 담지하여 세포 배양과 성장을 위한 3차원 지지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하이드로젤 기반의 3차원 세포 배양 시스템은 산소 조절을 통해 하이드로젤 내부에 저산소 환경 (< 5% pO₂)을 나타낼 수 있었다. 우리는 하이드로젤 기반의 피부 모델에 IL-4 처리와 산소 농도 조절을 통해 면역 반응과 만성 저산소증 유도하여 아토피 피부염의 미세환경을 모사하였다. 이 질병 모델에서 가려움증 관련 인자인 페리오스틴의 과발현을 확인하고, 아토피 피부염 치료 약물에 대한 약물 반응을 확인하였다. 또한 하이드로젤 기반의 아토피 피부염 모델을 이용하여 산소 농도에 따른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따라서, 우리의 하이드로젤 기반의 산소 제어 3차원 세포 배양 시스템은 약물 스크리닝과 메커니즘 연구를 위한 체외 전임상 모델로서 큰 잠재력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