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위장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장질환 중의 하나이다. 크론병의 발병기전에는 장점막과 장내미생물 사이의 항상성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점막의 염증반응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장점막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며 강력하고 효과적인 크론병 치료제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인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한 유도치료 전과 후에 분변 내 장내미생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5-아미노살리실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의 전통적인 크론병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아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게 되는 성인 활동성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분변 검체는 2회에 걸쳐 수집하였으며 첫번째 분변 검체는 생물학적 제제 투여 직전의 활성기 상태에 수집하였고, 두번째 분변 검체는 유도치료가 종료되고 반응평가를 하는 12-20주 후에 수집하였다.
총 67명의 환자로부터 얻은 134개의 쌍을 이루는 검체를 분석하였다. 유도 치료 전후의 두 시점 간에 전반적인 장내미생물의 구성과 알파다양성, 베타다양성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특정 균주의 구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변하였다. 유도치료 후에는 Enterobacteriaceae_uc, Bacteroides stercoris, Streptococcus_uc, Clostridium difficile group 종과 Campylobacter, Enterobacter 속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Blautia wexlerae, Clostridium butyricum, 종과 Roseburia 속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두 시점 간에 베타다양성의 변화가 가장 컸던 상위 23명은 변화가 작았던 환자들에 비해서 나이, 진단 당시 나이가 더 많았고, 소장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찰 기간 동안 전반적인 장내미생물의 변화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유해균으로 알려진 Enterobacter, Campylobacer 등의 균주는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유익균으로 알려진 Blautia wexlerae, Roseburia 등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유익균의 증가보다는 유해균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유익균이 건강한 상태의 장내미생물과 같이 회복하는 데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물학적 제제 유도치료 후의 초기 반응을 나타내는 지표로서는 유익균의 변화보다는 유해균의 감소가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장기간의 관찰을 통해서 생물학적 제제 치료 후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등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