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B. Hellinger 트라우마 가족치료의 실천모델인 인형 가족세우기를 적용한 자립준비청년의 트라우마 회복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이며, 연구 참여자의 삶에 영향을 끼친 트라우마의 의미를 이해하고 트라우마 가족 치료의 심층적 경험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애착외상과 가족의 역기능, 얽힘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과 이들의 회복을 돕는 상담사 그리고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트라우마 가족치료 관점에서 가족세우기의 치료적 실제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정외 보호체계에서 10년 이상 거주하고 보호조치가 종료되거나 해당 시설에서 퇴소한지 5년 미만인 자립준비청년으로, 연구주제와 관련한 풍부한 경험과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는 참여자를 소개받아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용한 이론과 치료는 트라우마 중심의 치료적 접근인 B. Hellinger 트라우마 가족치료 이론을 근간으로 하였으며, 인형 가족세우기 치료를 적용하고 안아주기 치료모델과 내면아이 치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상담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트라우마 상담모형을 활용하여 초기상담 및 사정단계 3회기, 안전과 안정화 구축단계 2회기, 트라우마 핵심에서 작업하기 단계 10회기, 종결단계 1회기 그리고 추수 상담단계 1회기를 진행하였다.
분석 방법은 17회기의 상담과정에서 수집한 축어록 등을 질적 연구방법인 사례 내 디스플레이 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자가 B. Hellinger 트라우마 가족치료의 실천모델인 인형 가족세우기를 적용하여 상담하고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참여자는 기본적으로 불안이 높고,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타인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불안정 애착 유형의 특성을 보였다. 거부와 배신에 대해서 늘 두려워하고 방어적 자세를 유지하며 자기만의 삶의 방식과 인간관계 방식을 고수한다.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의심하는 경향이 있어 타인에게 무시당하고 자기의 영역이 침범당하면 몹시 공격적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둘째, 트라우마 가족치료 관점에서 양육자와의 관계 단절로 인해 애착, 소속감, 그리고 주고받음의 균형이 왜곡되고 가족질서가 깨어지는 얽힘이 발생하였다. 이것으로 참여자는 생애 초기부터 상처 속에서 살아왔고, 이후에도 참여자의 삶과 관계 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셋째, 트라우마 가족치료 실천모델인 인형 가족세우기 치료 과정에서 참여자는 상처를 입었던 자신을 직면하여 상처를 인식하고 공감하며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간 억눌렸던 감정을 드러내면서 정서적 표현이 많아지고 변화가 시작되는 경험을 하였다. 또한 알고 있지만 외면했던 것에 접근하여 인정하면서 얽힘이 누그러지는 경험을 하였다.
넷째, 인형 가족세우기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가족구성원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으면서 정체성을 인식하고 얽힘이 해결되었다. 무엇보다도 친부모를 대면하여 부모의 삶과 운명을 이해하고 존중을 표함으로써 가족 안에서 소속감과 사랑의 질서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이전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가족체계 안에서 발생한 트라우마를 가족치료 관점으로 상담을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자립준비청년의 생애초기 애착외상과 가족사의 얽힘을 트라우마 가족치료 실천모델인 인형 가족세우기를 적용하여 참여자의 삶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치료적 접근으로서 가치를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생애초기 애착외상을 경험한 자립준비청년의 심리적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