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성주의 관점에서 독서토론은 개인, 개인 간, 이들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자원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함께 대화를 통해서 의미를 구성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은 독서교육의 주요한 목적이 될 수 있다. 독서토론에서의 의미구성은 단순히 개인들이 구성한 의미를 합친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이 상호관계를 맺는 공동작업이며, 각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서 의미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적 의미구성 과정이다. 이는 구성원을 둘러싼 대화 요소들이 개인적 지식과 합의된 규범에 따른 표면적인 의미구성을 한다는 설명을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독서토론에서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구성된다는 관점을 인정하며, 그 과정이 구체적으로 구성원들 간의 대화를 통해서 의미가 구성된다는 대화주의 관점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에서는 독서토론 대화에서의 의미구성 과정을 대화주의 관점으로 탐색한다. 특히, 대화에서 사용되는 기호적 요소에 따른 대화자원이 활용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독서토론에 참여하는 화자는 대화적 자아로서 여러 대화자원을 가져와 타자들과 의미를 구성한다. 그 과정에서 대화자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요소가 관여된 것이 사회적 의미구성이다.
교육에서 독서토론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원활한 대화적 상호작용을 위한 변인 파악과 변인들의 관계 연구, 독서토론 프로그램의 효과를 인지, 정서, 공동체 생활 등의 측면에서 살펴본 프로그램 효과 연구, 독서동아리 토론 과정에서의 경험적 서사 분석과 같은 현상학적 연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에 와서는 협력을 전제로 하는 독서토론의 의미구성 과정과 바흐친(Bakhtin)의 대화주의 관점에 기반을 둔 독서토론 연구 등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독서토론 대화 자체를 대화적 속성을 가진 기호적 요소의 작용 측면으로 의미구성 과정을 연구한 것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스웨덴의 대화주의 학자인 리넬(Linell, 2009)은 대화를 통한 사회적 의미 구성은 대화에 관여하는 자원들이 공동의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 과정을 대화자 간의 위치에 따라 사용되는 대화자원의 기호적 작용으로 구체적으로 표기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의미구성 시 사용되는 자원의 사회적 구성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된 대화자원을 실용적인 기호(I, YOU, WE, IT)로 표기한다고 밝힌다.
본 연구는 리넬(Linell, 2009)의 제시한 의미구성에 관여하는 의사소통의 기호적 4요소에 따른 대화자원 작용을 분석기준으로 삼는다. 독서력 차이가 있는 두 팀(A팀, B팀)의 8차시 독서토론 대화 내용 총 16차시를 녹음, 전사하여 기초 연구자료로 삼았다. A팀, B팀은 자연스럽게 모집된 연구 참여자로서 A팀은 2022년 모집한 구성원, B팀은 2023년 모집한 구성원이란 차이가 있다. 공통점은 동일 독서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해 같은 텍스트로 같은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한 부분이다.
연구방법은 통계적으로 분석한 양적인 연구와 양상을 보여주는 질적인 대화분석 연구를 병행했다. 이를 통해 독서토론 대화에서의 의미구성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기호적 작용에 따른 대화자원 활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탐색한다. 세부 사항으로 의미구성 과정에 따른 기호적 요소 작용의 대화자원 양상을 탐색하고 독서력 차이가 있는 두 팀의 의미구성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역동적 의미구성 양성과 그에 따른 대화적 능력을 논의해 본다.
연구 결과는 독서토론 대화를 의미구성 과정에 따라 '의미표현-의미선택-의미형성 및 의미결합'으로 구분해 각 과정에 따른 대화자원 양상을 결과로 제시했다. 또, 의미형성을 촉진하는 선생님의 비계적 역할에서 나타나는 대화 양상과 팀별 의미구성 흐름도를 통해 의미구성 양상을 비교해 나타냈다.
그에 따른 논의는
먼저, 역동적인 의미형성을 위한 의미구성 능력은 그 과정에 따른 대화자원을 활용하는 대화적 능력이 요구된다.
의미표현 과정에는 나열식 자기 의견만을 제시하는 반복 양상을 줄이기 위해선 다양한 자원을 근거로 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관적, 사회적 경험을 근거로 사용하며 구성원의 공감을 받는 경험으로 시작한다. 또, 청자와 화자, 질문자와 답변자라는 의사소통의 상보적 역할로서 참여가 필요하다. 독해력과 같은 개인 능력보다 비동의 의견을 독립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수 있는 행위 주체성을 가진 대화적 자아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미형성 및 의미결합 과정에는 대립 의견이 공유, 확인, 재공유되어 유지되는 대립적 의미형성 양상에서 역동적인 맥락성이 나타난다. 이때 책과 관련된 비유적 해석표현에 비동의하는 질문 제시가 영향을 준다. 개인의 정체성 및 의식을 손상하지 않고 비동의 의견을 제시하는 대화 조건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전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타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선생님을 포함한 구성원과 주체적인 차원으로 만나는 대화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다. 그것은 상대의 말을 재언급 및 재인용하여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으로 일부 가능하다. 상대의 말을 재인용 및 재언급하는 지속적인 대화는 상호주관성을 형성해 공유된 지식기반을 유지하게 한다. 또, 의미형성을 위한 의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의 재사용 작용을 촉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