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7차 교육과정 시기부터 다문화교육을 강조하였다. 교육과정 총론은 기존의 국가·민족주의 교육 대신 민주시민과 세계시민 육성을 추구하였으며, 역사과 교육과정 또한 이에 발맞추어 변화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다문화 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일부 인식은 악화하였다. 본 연구는 학생들이 다문화에 거부감을 느끼며 일방적으로 한국에 동화하기 바라는 현상을 보면서, 역사교육 내에서 이루어진 다문화교육의 양상을 고찰해 보고자 공문서·교육과정·역사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양상을 확인하였다. 우선, 교육부는 다문화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세계시민의 자질을 길러 주려 하였다. 그러나 교육부가 말하는 세계시민의 자질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상호 존중을 의미하기도 하였지만, 신자유주의 시대 국가 간 경쟁에 필요한 글로벌 경쟁력을 뜻하기도 하였다. 글로벌 경쟁력 중에는 민족 정체성이나 전통문화에 기반한 문화 자본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역사교육 내 다문화교육은 국가 중심의 서사로 나타났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역사 교과서의 국내·외 이주민 관련 서술과 세계시민 관련 서술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역사교육 내에서 이루어진 다문화교육이 어떻게 다문화 사회 구성원들을 일방적으로 타자화하며, 한국 학생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악화시키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역사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탐구활동 예시를 설계하였다.
본고는 역사교육 내에서 진행된 다문화교육의 전개 과정을 교육과정과 교과서 외에 다양한 정부 기관의 문서를 통해 분석하였다. 특히, 기존에 관심받지 못하던 세계화추진위원회에 주목하여 다문화교육의 성격을 새롭게 규정하였다. 그러나 논지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역사 수업에 대한 인식과 경험에 대해 직접 연구하지 못했으며, 설계한 탐구활동 역시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앞으로의 다문화교육 방향성 정립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