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다원성을 넘어 모호함으로 심미성의 근간에 물음을 던지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확장되고 있다. 연구자는 삶의 한 영역인 어떤 '상황이나 대상'과의 조우를 회화로 표현함에서, 동일성의 인과율과는 다른 방식의 '하나됨의 미학'을 꿈꿔왔다. 이는 생명체인 작가의 인식과 양태가 삶의 흔적과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회화로, 이를테면 '물아일체의 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연구자의 작품 속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모호함'과 '불확정적(不確定的)'이라는 회화적 태도를, 연구자의 작품분석과 연관된 미학적 개념 및 화론과 비교분석을 통해 논증하였다. 연구자의 작품 활동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속적인 탐구의 방향성은 '경험적 사물과 사건에 대한 성찰'이다.
연구자의 어떤 사물과의 반복된 조우의 지속적 경험은 작위가 되어, 작품 제작과정에서 반추되고 심미적 특성과 회화표현의 방법과 조형 원리를 생성한다. 연구자 작품분석에서 나타나는 조형적 탐구의 방향성은 '불확정성'으로 '모호성'의 특징을 보인다. 이는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미적 양상인 '다원성'의 한 측면으로 '현대미술의 확장성'과 궤를 같이한다. '모호성'은 연구자가 교감한 상황의 대상에서 투사된 '낯선 감정'과 그것의 기억을 담아내는 '사물화'의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는 화면 속에 현존하게 하는 제작과정에서 '객관적 불일치의 세계'를 표현하는 조형 전략이다. 또한, 연구자가 추구하는 '불확정성'은 '경험적 사물'과 상황과의 조우에서 형성된 심리적 경계의 불안정으로서 사물과 사물, 연구자와 대상과의 고정되지 않은 관계에서부터 나타난다. 즉, 연구자의 작업 과정에서는 사물의 객관적 인식의 경계를 벗어나, 대상이 놓인 상황이 주관적 심상과 혼합 융화되면서 불안정의 심리적 표현이 발현하는 것이다. 이는 화면에 새로운 구조와 논리를 생성하기 위한 과정 결과이자 기제로 불확정적 표현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연구자의 작업에서 발현하는 '불확정성'은 기존의 전승된 인식을 벗어난 표현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객관적인 시각적 공감대를 유보하고, 심리적 유추를 요구하는 새로운 '추체험의 구성원리'를 탐구하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이 연구의 이론적 배경으로는 서구 철학과 동양 철학이 반영된 현대미술의 확장으로 다원성의 개념을 논의하고자 한다. 현대미술에서 '다원성'의 양태는 다양성과 미술의 해체를 넘어 '모호성'으로 더 많은 미학적 개념과 의미를 생성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동양 철학에서 '물아일체'의 사유는 연구자의 작업 과정의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기제이다. 대상과 연구자 자신, 시각적 객관과 심리적 주관을 그리고, 사유와 물성을 넘나들며 하나의 공존하는 체계로 시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연구자의 작위와 상통한다.
이에서 연구자의 작업은 근본적으로 객관적 상황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연구자의 상황인식이 내포된 의경(意境)에 가깝다. 연구자의 작품분석은 '불확정성'을 보이게 하는 중심에 '모호함'의 회화 기법적 장치가 있다. 그것은 화면 속에 차용한 대상과 배경의 경계가 모호함과 불확적인 표현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상황의 객관적 구현이 아닌 작가 내부의 심리와 기억의 주관적 현상에서 비롯된 불확정성, 다원성, 유동성, 잠재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태도로 작품 제작에서 대상의 구성, 배열, 중첩 채색기법을 통해 관객과의 심미적 거리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원적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산점투시'로 형성된다. 이에서 서로 다른 형상의 공존이 형성되어 '언캐니'한 '기운생동'이 시현 된다. 연구자의 대표적 작품 중 '재개발된 동네의 사라지는 과정'을 표현한 작업은 사라진 것과 사라지는 과정에 대한 '경험된 지각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 연구자는 이러한 작품 제작과정에서 도출되는 '불확정성'을 통해 예술적 표현이 지각적 관습과 인식을 벗어날 수 있도록 작용할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자의 작업은 '상생의 의경'으로 심미적 경계를 허물고 회화의 확장과 회화표현의 다원적 포용을 지향한다. 이를 위하여 연구자가 견지하는 태도는 스스로 시각적인 '인과율'을 극복하고 '경험의 중첩표현'에서 '불확정성의 미학적 특성'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에서 예술의 확장과 더불어 추체험의 다변화를 도출하게 된다. 연구자의 작업 전반에 나타나는 현대미술의 다원적 경향 중 하나인 '불확정성'의 미학적 특성은 인과율과 결정적 해석을 해체하고, 회화적 인식을 확장하고 능동적 추체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