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독수리가 두 눈을 사로잡았다. 그 큰 날개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저들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새에 대한 관심이 이 연구의 시작점이 되었다.
새는 인간이 기계의 힘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지구의 천장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생물이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인간에게 날개는 오래전부터 갈망의 대상이었다. 날개를 가진 생물 중 새는 세속적인 공간을 초월하며 자유롭게 천상에 다다를 수 있음을 상징하며 신적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새의 날개는 이번 연구의 중요한 요소이다. 날개는 새의 몸 양쪽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데 쓰이는 기관이며 양쪽이 대칭을 이루는 구조이다. 이 연구를 통해 날개의 형태를 응용한 기물을 제작하였다. 특히 깃털의 반복적 배열을 이용했으며 날개 전체의 형태와 깃털의 규칙과 밀도 등의 특징을 고려하여 왜곡과 변형을 통해 형태를 구상하였다.
연구작품에는 망치성형기법과 돋을새김기법이 사용되었다. 망치성형기법은 대체로 유기적인 곡선의 형태를 표현하기 적합하다.1) 이에 연구작품의 몸체가 되는 기물은 먼저 망치성형기법을 사용하여 제작하였다. 금속판을 쳐올려 볼륨이 있는 벽면을 만들었는데 이때 땜으로 인한 이음자국 없이 한 장의 금속판으로 높은 벽을 가진 기형을 제작할 수 있었다. 형태나 질감 등의 사실적 묘사를 위해서는 많은 경우 주조기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연구자는 돋을새김기법으로 날개의 깃털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날개의 형태적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망치성형기법과 돋을새김기법으로 날개의 넓은 면이 자연스러운 기물로 변형되고 또한 오목한 형태의 기물이 자연스러운 날개로 표현되게 함으로써 날개의 조형성을 구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