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시인이었던 이버 거니(Ivor Gurney, 1890-1930)는 음악과 문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으로 유명하였다. 그의 모든 예술 가곡은 시를 창작 영감으로 활용하여 음악과 조화롭게 결합하여 작곡하였다.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가곡집《다섯 개의 엘리자베스 시대의 노래》(Five Elizabethan Songs, 1913)이다.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플레처(John Fletcher, 1579-1625) 그리고 내시(Thomas Nashe, 1567-1601)의 작품에서 다섯 편의 서정시를 골라 시에 담긴 풍부한 문학적 요소를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음악으로 작곡하였다.
본 논문은 이버 거니의 가곡집 《다섯 개의 엘리자베스 시대의 노래》에 관하여 심도 있는 연구를 목표로 하며 주로 시에서 볼 수 있는 문학적 표현 기법과 음악 간의 관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다섯 개의 엘리자베스 시대의 노래》의 창작 배경과 음악 스타일을 이해하기 위해 엘리자베스 시대의 영시 특징과 세 시인의 생애 및 대표작을 연구하였다. 다음으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기의 영국 가곡의 흐름과 음악 경향 그리고 거니의 생애와 가곡의 특징을 소개하였다. 마지막으로 각 노래의 문학적 언어와 음악 요소를 자세히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로, 각 곡의 음악과 시와의 관계에서 서로 상호적인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Orpheus》에서 거니는 선율의 도약 하행과 화성 중의 비화성음 그리고 반주 짜임새와 박자의 교차 활용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시에서 활용한 의인화, 대조, 비유 등의 문학적 표현 기법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Tears》에서는 성악과 피아노 부분의 순차 하행과 5도 도약 하행과 굴곡 있게 올라가는 선율의 진행, 반주 부분 음역의 변화 그리고 Picardy 종지 등의 음악적 기법을 통해 플레처가 시에서 활용한 의인화, 비유, 이미지 및 상징 등 다양한 문학적 표현 기법을 잘 표현하였다. 《under the greenwood tree》에서는 부분마다 다른 표현 방식을 활용하는데 문장의 길이, 리듬의 형태, 화성의 색채 등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사용한 반복, 대조 및 상징 등의 기법을 효과적으로 강조했다. 《Sleep》에서는 tenuto와 crescendo 등의 음악 요소를 중요한 단어에 적용하고 선율의 반음계와 도약 진행을 통해 플레처가 사용한 모순법과 대조 및 비유 등의 문학적 표현 기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감정의 억압과 표출을 표현했다. 《Spring》에서는 셈여림의 조절, 조성의 변환, 셋잇단음표 및 악상 기호의 활용 그리고 피아노가 성악을 모방하고 예시하여 내시의 의인화와 시각적 및 청각적 이미지 그리고 대조 및 반복 등의 다양한 문학적 표현 기법을 잘 보여주었다. 이러한 요인들로 거니의 음악성과 문학성은 이 작품에서 청중에게 더 깊은 음악적 이해를 돕는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