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은 2012년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중국의 현·당대 인물 군상들에 대한 세밀한 인성 서사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특히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 형상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자기화 과정에서 전형적 인물의 형상화와 상징을 잘 운용하고 있다.
본 논문은 모옌 작품에 나타나는 개성화 과정과 자기실현의 양상을 보이는 인물 원형을 분석하고자 한다. 융의 원형 개념을 통해 인물들이 어떻게 다양한 원형을 드러내면서 자기실현을 진행하는지 주목한다. 또한 작품에 나타나는 자기실현의 모습을 보여 주는 상징 표현을 고찰하면서, 상징이 드러내는 무의식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제2장에서는 모옌이 창조한 인물들에게서 어떠한 원형들이 드러나는지 살펴보았다. 인물 원형을 통해 인물들이 자아 정체성을 어떻게 찾아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헤 융의 페르소나와 그림자 원형의 개념을 활용하였다. 또 인물들의 집단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을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투사 개념을 통해 분석하였다. 마지막에는 인물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는 개성화 과정을 거치는지 주목하였으며,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인물의 자기실현 과정과 그 의미를 사유할 수 있었다. 제3장에서는 상징의 표현 속에 나타나는 무의식적 의미에 대해 고찰하였다. 색채와 무생물, 자연물, 동식물 상징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옌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감각성과 욕망, 생명력과 민간성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모옌 작품 속에는 일상적 현실과 환상적 비현실이 신화적 인물 원형과 상징 원형을 통해 발현되고 있다. 이러한 인물과 상징을 통해 때로는 부조리하고 때로는 유토피아적인 양가적 공간인 가오미 둥베이향이 창조되었다. 이 농촌을 배경으로 도시와 대비되는 공간들을 묘사하면서 그 속에서 부표하고 있는 인간의 삶과 인성에 대한 통찰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고향과 인간의 관계성에 천착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순수함을 잃어가는 인간의 퇴락에 주목하며 순종의 인간들이 내재하고 있는 건강한 생명력을 서사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