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폭탄을 1945년 최초로 개발한 이후 핵 보유국의 절대적 전력 우위와 영향력 확보 속에 핵 비보유국들도 핵 개발을 통한 무력 균형을 시도하였으나, 기존 핵무장국들은 국제 비확산체제 구축을 통해 이를 억제하고 독과점을 유지하는 등 불공정한 핵 안보 프레임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비확산 체제·제재를 우회하여 핵 개발에 성공했고, 북한도 국내외 난관과 미국과의 핵 협상 진행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된다. 현재 북한은 30-60기의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 연구는 북핵 및 국제 핵 확산 문제에 대한 학문적 분석과 해법 마련을 목표로 북한을 중심으로 유사한 핵 개발 추진국 중 성공국인 이스라엘, 파키스탄과 실패국에 해당하는 이라크, 리비아, 이란을 선택하여 비교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자는 핵 개발·확산 이론 중 세이건, 퓨터의 핵 개발 동기모델 및 윌리엄 포터의 핵 개발 결정 이론을 주요 분석틀로 활용하여 북한과 여타 후발 개발국의 핵 개발 과정과 유인, 억지 및 성공·실패 요인 등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유사점과 차이점을 구별하였고, 핵개발 성공의 핵심 결정요소를 식별함으로써 북핵문제를 조망하고 우리의 실질적 안보 확보방안도 고찰하였다.
북한 및 여타 핵개발국 사례 비교 연구는 기존 문헌 조사방법과 함께 보다 사회과학적 접근과 해석을 위해 국내 핵 전문가와 엘리트 탈북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연구자가 채택한 핵 개발 결정이론 분석틀에 의한 북핵문제 해석 유용성이 확인되었다. 북한은 핵 개발 유인 요인이 월등히 강하고 억지 요인은 약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및 협상을 통한 보상 제안에도 불구하고 핵 보유를 통해 국가안보를 확보하고 김씨 3대 세습정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지도자의 의지가 워낙 강했으며 핵 기술과 전문인력 확보, 군부 지지 등 내적 기반을 다진 가운데 외적으로도 우호적 국제 정세변동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방조와 방임 등 많은 성공요인을 갖고 있어 핵 개발에 성공하였다.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북한과 정치체제가 상이하나 절대 다수에 현대적 군사력을 갖춘 적국과 대치하에 핵 무장을 통한 안보 확보 및 재래식 전력 열세 극복 필요성이 컸고 지도자와 군부가 강한 추진 의지를 갖고 국가자원을 총동원함으로써 핵 개발에 성공하는 등 북한과 성공 요인 부문에서 유사점이 많이 있었다. 반면 이라크와 리비아는 안보 요인보다는 국가·지도자 위상제고 목적 등 절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최고 지도자의 핵 개발 의지도 일관되지 못했다. 또한 산유국으로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아 서방의 제재와 압박에 취약했으며 과기부문 후진국으로 핵 기술과 인적 역량도 부족하여 핵개발을 포기 내지 중단하게 된다. 다만 이란의 경우에는 지도부 및 군부의 핵 무장 의지가 여전하여 핵개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현재 북한의 핵 무장 목적은 김씨 세습 정권 안보는 물론 적화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있고, 핵무기 고도화 지속 추진, 핵 협상 태도와 북핵 보유 법제화 등을 고려할 때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외 협상도 핵 동결 조건하에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종전협정 체결과 제재 완화, 경제지원 확보가 주목적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로서는 현실적 핵 보유국인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여 핵 방어태세로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대량응징 보복)를 공고히 하고, 유사시 대북 핵보복을 위한 미국으로 부터 확장억제 공약 강화, 전술 핵무기 재배치, 우방국과의 안보 연대 공고화에 나서야 한다. 보다 근본적 해결방안으로는 김정은 정권 교체를 위한 제재와 압박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또한 장기적으로 북핵 비대칭 위협을 능가하는 자주 국방력 확보를 위해 미국 설득 및 핵 잠재력 확충을 통해 자주 핵무장까지도 준비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