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주요우울장애를 비롯한 여러 정서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다. 최근 우울증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기 위한 측유상핵을 포함한 여러 뇌영역을 대상으로 유전체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뇌의 여러 영역에서 생리학적 변화가 유도되는데, 그 중에서도 측유상핵은 흥분성 시냅스가 과활성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분자적, 세포학적 연구를 통해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이 우울행동과 측유상핵 과활성을 매개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스트레스 전후의 분자적 변화를 분석한 것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동안의 변화는 밝혀진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활성화된 리보솜을 탐지하는 phosphor-TRAP 기술을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측유상핵에서 발현되거나 억제되는 유전자를 확인하고, 주요 후보 유전자들의 발현 조절이 측유상핵의 시냅스 과활성과 우울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우선, 전기충격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유의미하게 발현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유전자는 1,277개였다. 이 중 발현이 증가한 시냅스 단백질인 kcnb1, caspr1 그리고 nat8l을 후보유전자로 선택하였다.
kcnb1 유전자가 코딩하는 전압 의존적 개폐성 칼륨이온 채널인 KCNB1은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발현이 증가하고, 신경세포의 기본적인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측유상핵에서 kcnb1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shRNA를 제작, 측유상핵 특이적으로 주입하여 KCNB1의 발현을 억제하였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스트레스에 의한 시냅스 과활성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만, 우울행동의 호전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시냅스에서 AMPA 수용체의 단위체인 GluA1을 시냅스 후 세포막으로 이동시키는 Caspr1의 발현을 억제하기 위해 측유상핵 특이적으로 shRNA 바이러스를 주입한 다음, 측유상핵 신경세포의 전기생리학적 활성을 측정하고 우울행동 변화를 확인해 보았다. 스트레스 동물모델의 측유상핵 신경세포는 대조군에 비해 AMPA 수용체 매개 시냅스 전류가 증가되어 있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Caspr1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경우 시냅스 활성 증가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스트레스 이후에도 설탕물에 대한 선호도가 유지되고 특이적인 불안행동도 보이지 않는 등 행동 수준에서의 호전을 보여 아주 흥미로운 타겟으로 여겨진다.
nat8l이 코딩하는 단백질인 Nat8l은 아세틸 아스파트산을 합성하는 단백질이며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 알려져 있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shRNA를 이용해 측유상핵의 Nat8l의 발현을 억제하자 스트레스와 상관없이 시냅스 활성이 감소하였으나 우울 행동에는 유의미한 호전을 보이지는 않았다.
Phospho-TRAP에 의해 도출된 후보들 중 보다 강력한 후보를 우선적으로 선별하기 위해 LPEseq 분석법을 사용하여 추가적으로 유전자의 발현변화 차이를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1,277개 중 642개의 유전자의 발현이 유의미하게 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유전자 들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온톨로지 분석 (gene ontology) 방법을 활용해 추가적인 연구를 수행하였다. 우선, DAVID 분석을 이용하여 새로운 642개의 유전자들을 그 기능에 따라 분류해보았고, 추가로 STRING 분석을 이용하여 유전자 간의 이론적인 상호작용 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동안 측유상핵 신경세포에서 발현이 변하는 유전자 리스트를 확보하였다. 이 유전자들은 스트레스 동안 발현이 변하므로 우울증의 발병 과정 혹은 스트레스 대응 과정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전자 온톨로지 방법으로 보완된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여러 후보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여 스트레스에 의한 전반적인 측유상핵의 병태생리학적 특징 및 기전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