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건설은 지형 및 식생 훼손 등 물리·화학적 환경 변화를 초래한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는 외래식물의 유입 및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존 생태계의 종다양성과 질적 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도로 건설에 따른 외래식물 유입 및 확산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4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수행하였다. 첫째, 8개 도로사업에서 수행한 환경영향평가의 외래식물상 자료를 분석하여 도로 건설에 따른 전반적인 외래식물 출현 양상을 확인하였다. 둘째,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신갈우회 및 삼가-대촌 도로사업에서 도로 건설 시 발생하는 지형 유형별 외래식물 변화상을 확인하고, 셋째, 경기도 파주시의 설마-구읍 도로사업과 및 경기도 평택시의 안중-조암간 도로사업에서 시설지 유형별 매토종자은행 구조를 분석하여 외래식물의 유입 경향성을 파악하였다. 이후에는 도로사업으로 유입된 외래식물이 도로 및 차량 요인에 의해 외부 환경으로 확산되는 경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운영 중인 5개 도로에서 종자 확산 실험을 수행하였다.
도로사업 공정률을 공사 전과 공사 중 (P25, P50, P75, P100)의 5단계로 구분하여 외래식물 풍부도를 비교하였다. 외래식물의 평균 종수는 공사 전 20종에서 공사 중 30종으로 공사 중에 더 많은 외래식물이 출현하였고,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사업구간 및 주변지역에서 외래식물 종풍부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P < 0.05). 외래식물 군집 특성으로는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외래식물 종수, 귀화율, 도시화지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공사 초기에는 일년생 외래식물이 우점하고, 완공 시기에는 이년생 및 다년생 외래식물이 우점하는 종 조성의 변화가 나타났다. 외래식물 종 수준에서 외래식물의 유입 기작을 의도적 도입과 비의도적 도입으로 구분하였다. 사면녹화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도입된 외래식물은 평균 3종, 반입 토양 내 종자상태로 포함되거나 자연 확산되는 비의도적 도입종은 평균 13종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외래식물은 공사 초기에 대부분 유입되고 유입된 50%가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지속해서 출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로 사업은 지속적인 교란이 발생하는 환경으로 일·이년생 외래식물에서 대체로 증감이 발생하였다. 지형 특성별 외래식물상 변화는 절토사면에서 8종이 감소하였으며 성토사면에서 7 - 9종이 증가 그리고 평탄지는 발생 장소에 따라 증감 특성이 달랐다. 이러한 외래식물상 변화는 비의도적으로 유입된 외래 식물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산포 방법에 따라서는 성토사면에서 중력산포와 풍산포 종이 증가하였으며, 절토사면에서는 풍산포 종이 감소하였다. 지형별 외래식물 군집 특성으로 사면녹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도입된 외래 식물은 지속해서 출현하고 있으며, 평탄지 쪽으로도 확산되는 것이 나타났다. 종 수준에서 외래식물의 출현 지속성을 파악한 결과, 사면녹화로 식재된 큰낭아초를 제외하고 비의도적으로 도입되는 유형의 외래식물이 신규로 출현하거나 발견되지 않았다.
도로사업은 지형 교란 및 토양의 내외부 이동이 많으므로 주요 시설지 유형에서 매토종자은행 구조를 조사하여 외래식물 유입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평탄화지, 절토사면, 성토사면에서 외래식물 풍부도와 발아 밀도가 높았으며, 차량세륜시설, 침사지와 같은 저감시설과 외부에서 토양을 반입하는 토취장에서도 외래식물이 발아하였다. 대부분의 조사지점에서 일·이년생의 발아 빈도와 밀도가 80% 이상이며, 풍산포 종과 중력 및 동물산포 종의 비율이 40 - 60%로 유사하였다. 매토종자은행 구조를 통한 군집분석으로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절토사면과 인접산지 유형과 지속적인 교란을 받는 지점인 평탄화지, 차량세륜시설 등의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반면 반입 토양이 존재하는 안중-조암간 도로사업은 조사지점 간의 외래식물상이 유사하였다. 도로사업 구분 없이 매토종자와 지상부 식생 간의 종 유사도는 40% 이상으로 확인되었다. 지상부 식생과의 관계에서는 매토종자 지점과 지상부 식생 조사지점이 분리되어 배열되었으나, 안중-조암간 도로사업에서는 유사도지수가 높은 시설지 유형은 서로 가깝게 배열되었다.
운영 중인 도로에서 외래식물 종자의 확산 실험을 수행하여 도로 및 차량 요인에 따른 종적 방향으로 확산 경향성을 파악하였다. 단풍잎돼지풀의 확산된 평균 종자 밀도는 정방향 2차선 123±32개 (평균±표준오차), 4차선 74±14개, 역방향 2차선 53±12개, 4차선 30±16개로 확인되었다. 모체와의 거리, 차량의 운행 방향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즉, 역방향보다 정방향에서, 4차선보다 2차선에서 확산된 종자 밀도가 높았다. 큰금계국과 큰김의털 실험에서는 1시간 동안 최대 27 m - 30 m 까지 확산되었으며, 도로보다 인도 쪽으로 산포량이 더 많았다. 큰금계국이 큰김의털에 비해 이동거리와 산포량 모두 높게 나타났다. 교통량에 따른 종자 산포량을 비교한 결과, 버스와 대형트럭의 교통량이 많았던 시기에서 확산된 종자 산포량이 많고 더 멀리 확산되었다. 모든 종을 대상으로 차량 및 도로 요인에 따른 확산 밀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 거리, 종자 무게, 교통량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거리와 종자 무게, 거리와 교통량 간의 상호작용 효과도 확인되었다. 즉, 종자 무게가 가벼울수록, 교통량이 많을수록 외래식물 종자가 높은 밀도로 더 멀리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절회귀 분석에서도 종자 무게가 가벼울수록, 교통량이 많을수록 종자 밀도가 거리별로 감소하는 경향이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두 변수 모두 확산 범위에 따른 종자 밀도에 영향을 미치므로 조절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도로 건설은 외래식물 풍부도를 증가시키며, 한번 유입된 외래식물 대부분이 자연적으로 도태되지 않고 공사 전 과정에 걸쳐 출현이 확인되었다. 유입되는 기작은 사면녹화에 의한 의도적 도입과 차량 및 토양 이동에 포함되는 비의도적 도입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또한 유입된 외래식물은 차량 및 도로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외부로 확산되는 경향성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외래식물의 유입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자생종을 활용한 식생복원, 생태계교란 생물 조기 제거, 저감시설의 체계적 운영 등의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