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에 나타난 행위자성의 의미를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교육과 다문화 멘토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다문화 멘토링은 일상의 삶에서 마주하는 배움의 공간이자 실천적 다문화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다. 대학생들은 다문화 멘토링 활동을 통해 삶에 대한 의미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다양한 역할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에 참여한다. 본 연구는 대학생들과 다문화 학생들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다문화 멘토링 활동에 주목함으로써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을 이해하고 이를 행위자성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위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다문화 멘토링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경험은 어떠한가? 둘째,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에 나타난 대학생 멘토의 행위자성의 의미는 무엇인가?
다문화 멘토링은 장학 사업 혹은 다문화학생 지원 프로그램의 성격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나아가 타자와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상호 성장이 일어나는 배움의 현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다문화 멘토링의 핵심 주체인 대학생 멘토의 행위를 세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문화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시민으로서 참여하는 교육적 행위로서 이해하는 것이 요구된다. 대학생 멘토들의 참여와 그들의 행위를 적극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뒷받침하기 위해 행위자성 관점에서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을 설명하고 본 연구의 이론적 렌즈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문화 멘토링과 행위자성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통해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다문화 멘토링의 개념과 특성, 목표, 멘토의 역량 등을 중심으로 다문화 멘토링을 살펴보았다. 또한 다문화 멘토링 활동에서 대학생들의 행위자성을 논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얻기 위해 사회 참여로서 다문화 멘토링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연구참여자들의 행위자성을 포착하기 위해 행위자성의 정의를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행위자성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다문화 멘토링에서 멘토의 행위자성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질적 사례연구방법을 적용하여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활동 경험에 나타난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질적 사례연구를 통해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학생 멘토들의 행위자성을 탐색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수도권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10명의 학생들로 이들은 모두 다문화 멘토링에 1년 이상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연구자는 반구조화된 심층면담을 실시하고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하여 멘토 워크숍과 대학 담당자 간담회에서 참여관찰을 하였다. 이밖에도 참여관찰일지와 연구자 노트, 연구참여자들에게 제공받은 문서 자료와 사진을 활용하였다.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을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들은 다문화 멘토링 활동을 통해 공통적인 경험을 하는 동시에 환경과 맥락에 따라 독특한 경험을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은 「다문화 멘토링에 대한 기대와 목표」, 「다문화 멘토링에서 수행한 멘토 역할」, 「갈등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 전략」, 「다문화 멘토링 활동을 통한 가치 창출」 의 네 가지 주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둘째, 대학생들의 다문화 멘토링 참여경험에 나타난 행위자성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 행위자성의 의미는 「의미 있는 삶의 구체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배움과 성장」, 「다문화 멘토링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채워감」, 「공존 사회를 위한 발디딤」 의 4개의 상위 범주가 도출되었으며 10개의 하위 범주와 23개의 의미 단위가 도출되었다.
대학생 멘토들의 행위자성은 멘티를 지원하고 교육하는 개별적 활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은 다문화 멘토링의 핵심 활동을 멘티와의 관계 맺기로 이해하였다. 그들은 멘토 실행이 멘티의 현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동시에 멘티들의 미래의 삶을 위한 중요한 자원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율성과 주도성을 발휘하여 참여하였다. 또한 대학생 멘토들의 행위자성은 멘티와 자신의 개인적 · 사회적 성장을 추구하며 다문화 사회에 대한 참여 의지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시민 되기로 나타났다. 그러나 멘티 개인과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 행위자성과는 달리 다문화 멘토링과 관련된 사람들, 시스템의 제약 등 멘토링 맥락과의 소통에서는 주도적인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멘토 행위자성은 멘토 개인의 신념과 의지 등 심리적 요소 뿐만 아니라 멘토링에 참여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 멘토링에 대한 이해, 멘토링을 둘러싼 구조적 특성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다문화 멘토링 활동이 다문화교육을 위한 실천의 현장이 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대학생 멘토들이 경제적 보상을 기대하는 것을 넘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세상에 참여하는 행위자로 학교 밖 교육 현장에서도 행위자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학생 멘토의 행위자성 발현에는 멘토 자신의 성찰이 주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멘티와의 친밀한 관계가 행위자성 발현의 동기이자 목적, 결과라는 것도 동시에 확인하였다. 또한 행위자성의 발현은 멘토 개인의 역량과 자질, 노력에 의해 달성되지 않으며 멘토링에 관여하는 다양한 주체, 기관들과 상호작용 속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의 다문화교육 경험과 연결하여 다문화 멘토링을 시민적 참여와 상호문화교육의 장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문화교육과 다문화 멘토링의 발전을 위해 대학생 대상의 다문화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대학생 멘토의 역량 개발을 위한 내실 있는 교육 및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전문 인력 활용과 멘티와 가정, 학교의 적극적 참여, 동료 멘토 협력 체계 구축 등 멘토 행위자성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제언하였다.